수갑 차고 식당서 밥 먹던 남성, “재미로 했다” 해명 안 먹혔다

‘경찰제복법’ 위반

지난 11일 강원도 원주의 한 식당에서 수갑을 차고 식사를 하던 남성이 경찰제복법 위반 혐의로 붙잡혔다. 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경찰 수갑과 유사한 수갑을 손에 차고 다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던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남성은 재미로 수갑을 차고 돌아다녔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이 남성을 검거하고 수갑 취득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제복법’(경찰제복 및 경찰장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경찰청이 19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재미로 수갑 찼는데 진짜 잡혀갔다?!’란 제목의 영상을 보면, 지난 11일 강원도 원주의 한 식당에서 수갑을 찬 남성이 식사를 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식당 밖으로 남성 ㄱ씨를 불러내 “사제로 샀다는 거냐, 이걸 어디서 구했냐”고 물었다. 그러자 ㄱ씨는 “주운 걸 찼다가 이렇게 됐다”, “친구한테 있던 거다”라고 설명했다. ㄱ씨는 명절 연휴 기간 친구가 건네준 수갑을 장난으로 찼다가 열쇠가 없어 3일간 풀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지난 11일 강원도 원주의 한 식당에서 수갑을 차고 식사를 하던 남성이 경찰제복법 위반 혐의로 붙잡혔다. 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ㄱ씨는 경찰관에게 “이거 진짜 (경찰) 수갑이냐”고 묻기도 했다. ㄱ씨가 착용한 수갑은 경찰용 구형 수갑으로 알려졌다. 경찰관은 ㄱ씨에게 “경찰 수갑은 아니더라도 수갑”이라며 “수갑을 차면 다른 사람에게 오해받을 수 있다. 경찰제복법(경찰제복 및 경찰장비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찰 장비나 유사 장비를 착용·소지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강원도 원주의 한 식당에서 수갑을 차고 식사를 하던 남성이 경찰제복법 위반 혐의로 붙잡혔다. 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경찰제복법을 보면 경찰공무원이 아닌 일반인이 경찰복을 비롯한 유사 복장을 착용하거나 경찰 유사 장비를 사용, 휴대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 관련 물품을 제조·판매한 이도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0월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온라인 중고 거래 앱 등에서 경찰관 복장과 이를 모방한 ‘코스튬’ 의상 판매가 늘자 집중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