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규모 202조…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두 배"

현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건설사 대량 부실 사태가 빚어졌던 2009∼2010년 당시의 두 배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알려진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34조 3,000억 원입니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직접적인 감독 권한을 보유한 은행, 증권 등 6개 금융업권이 보유한 PF 직접 대출의 총잔액입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 등 포함되지 않은 금융업권에서 실행된 PF 대출 잔액과 유동화된 금액을 모두 포함할 경우 실제 부동산 PF 규모는 202조 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PF 규모 추정치, 100조 2,000억 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보고서는 "2010년 초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서 미분양이 급격히 증가하자 PF 연대보증을 제공했던 건설사들이 대거 부실화됐고, 저축은행들의 동반 부실 사태가 빚어졌다"며 "현재의 PF 위기는 구조 측면에서 당시와 유사하지만, 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위기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지난 수년간 부동산 PF 시장의 금융 참여자가 다양해지고 자본시장을 통한 직접 금융 조달 방식이 확대된 점을 들어, 실물 부문의 부실과 금융시장의 불안이 상호작용하면서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과거와 달리 손실 흡수력이 낮은 제2금융권과 중소건설사들에 부실 위험이 집중된 점도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부실을 스스로 흡수하지 못해 일부 부문에서 부도 사태가 일어날 경우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밖에 건설 원가의 급격한 인상으로 시행사와 건설사 입장에서 할인 분양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심각성을 더하는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보고서는 예상치 못한 사태의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금융권의 손실 흡수력 보강, 회생 가능성이 높은 건설사들에 대한 직접적 유동성 지원 장치 마련, 미분양 해소를 위한 세제 혜택 등 정부의 지원 강화, 일부 부처에 분산된 위기 대응 시스템의 강화·효율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사진=건설산업연구원 제공, 연합뉴스)

김지성 기자 jisu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