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절이라도 불렀으면"…'영원한 디바' 방실이, 뇌경색 투병에도 무대꿈꿔 [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내나이 묻지마세요 내이름도 묻지마세요/이리저리 나부끼며 살아온 인생입니다' ('서울 탱고')
'서울 탱고' 등 히트곡을 남긴 가수 방실이(본명 방영순)가 20일 오전 인천 강화의 요양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61세. 지난 2007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17년 간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방실이는 1963년 생으로 인천 강화도 출신으로, 강화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80년대 미8군 부대에서 처음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화려한 율동과 특유의 시원스러운 가창력을 뽐내던 방실이는 1985년 박진숙, 양정희와 함께 국내 유일의 여성 트리오 서울시스터즈를 결성했다. 서울시스터즈의 센터이자 맏언니였던 방실이는 1986년 '첫차'를 계기로 데뷔하자마자 스타덤에 올랐다.
'뱃고동'과 '청춘열차'까지 연이어 히트했으나 1989년 박진숙, 양정희가 결혼하면서 서울 시스터즈는 공식적으로 해체했다. 그러나 방실이는 데뷔 4년만인 1990년 솔로로 전향함과 동시에 솔로 데뷔곡 '서울탱고'로 다시 한번 큰 사랑을 받았다. 이를 시작으로 '여자의 마음'까지 연이어 히트하며 방실이는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다.
방실이는 1994년 사업가와 결혼하며 잠정 은퇴했으나 2000년 솔로로 복귀해 트로트 '뭐야 뭐야'를 발매하며 식지않은 인기를 과시했다. 밝고 경쾌한 댄스곡 '아! 사루비아'와 '괜찮아요'까지 히트곡이 계속됐다. 2007년 2월에는 그룹 슈퍼주니어-T가 서울시스터즈의 히트곡 '첫차'를 리메이크하자 피처링에 참여하는 등 활발하고 폭넓은 활동을 펼쳤다.
꾸준히 신곡을 발매하던 방실이는 2007년 6월 갑작스러운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다. 전신마비 진단을 받기도 했으나 방실이는 다시 무대에 서기 위해 재활하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2013년 11월에는 SBS '좋은 아침'에 출연해 왼쪽 신체 기능의 90%가 회복됐음을 알리기도 했다. 이후로도 종합편성채널 채널A '한 번 더 해피엔딩', 종합편성채널 MBN '아궁이' 등을 통해 근황을 전했다.
지난 2022년에는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절친한 동료 이동준과 그의 아들 일민과 대화하며 "내가 아는 모든 걸 다 이야기해주고 싶다.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어떻게 목을 좀 만들어서 내가 중간에 한 소절이라도 불렀으면 좋겠다"고 듀엣 무대를 약속했다.
그러면서 방실이는 자신을 위해 자선 콘서트를 개최한 이동준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건강했던 시절 사진을 붙여놓고 '그래 1년이면 된다' 생각했는데 너무 길고 힘들더라. 내 주변에서 이렇게 해줬는데 실망하게 하면 안되겠다해서 더 정신차리고 노력했다. 그게 16년 째"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방실이의 빈소는 인천 강화군 참사랑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낮 12시 엄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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