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병원도 파업할 줄이야"...전공의 파업 본격화에 일부 진료 취소[르포]

노유정 2024. 2. 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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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파업이 본격화된 20일 각 병원 접수처에는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환자 및 보호자로 장사진을 이뤘다.

안과 진료를 예약한 환자들의 경우 사전에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진료 시 많은 혼선과 지연이 발생된다"며 "처치 및 검사가 어려운 경우 진료가 불가하다. 경증 진료 및 단순 서류(진단서, 소견서 등) 발급을 위한 예약인 경우 진료 변경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문자가 전달된 바 있다.

국립중앙의료원마저 전공의가 파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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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처치 어렵다는 안내문자 발송
"22개월 딸 수술 받기까지 걱정"
경증 수술 두 달 뒤로 밀리기도
한덕수 방문 국립중앙의료원도 파업
전공의들이 집단 파업에 나선 20일 오후 1시 30분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안과에서 환자들이 진료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노유정기자
[파이낸셜뉴스] 전공의 파업이 본격화된 20일 각 병원 접수처에는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환자 및 보호자로 장사진을 이뤘다. 의료 공백을 걱정해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린 영향이다. 이에 접수처에서는 대기번호를 알리는 알람음이 끊이지 않고 울렸다.

당장에는 병원 측의 대비로 업무적으로 큰 혼란 없어 보였다. 문제는 처치 및 검사가 어려울 경우 진료가 불가하다는 안내문자가 발송되면서 불안에 떠는 환자들이었다. 장기화될 경우 대형병원 내 의료 공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많은 혼선과 지연 발생"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최모씨(31)는 겨우 한시름 놨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이날 오전 방광 요관 역류 수술을 마친 22개월 난 딸을 이송침대에 눕힌 채 병동으로 옮기고 있었다.

최씨는 "수술을 받기 위해 나흘 전 입원하자마자 전공의들이 파업을 발표했다"며 "혹시 수술이 취소될까 봐 수도 없이 전화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개복수술을 할지 내시경 수술로 할지도 고민하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걱정까지 생겨 불안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환자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은 전공의의 예진 및 경증진료가 불가하다는 안내문자였다. 안과 진료를 예약한 환자들의 경우 사전에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진료 시 많은 혼선과 지연이 발생된다"며 "처치 및 검사가 어려운 경우 진료가 불가하다. 경증 진료 및 단순 서류(진단서, 소견서 등) 발급을 위한 예약인 경우 진료 변경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문자가 전달된 바 있다.

관련해 눈 점막을 진료받기 위해 내원한 이모씨(74)는 "안내 문자를 받고 걱정했지만 현장에선 진료를 정상적으로 받았다"면서도 "전공의 파업으로 수술 일정의 경우 지연될 수도 있으니 3~4월이 아니라 5월에 잡을 것을 권유 받았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안과 환자가 지난 19일 받은 안내 문자다. 문자에는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진료시 많은 혼선과 지연이 발생된다. 처치 및 검사가 어려운 경우 진료가 불가하다. 경증 진료 및 단순 서류(진단서, 소견서 등) 발급을 위한 예약인 경우 진료 변경을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진=노유정기자
"국립병원도 파업할 줄이야"
이런 혼란은 공공의료기관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었다. 국립중앙의료원마저 전공의가 파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병원의 전체 전공의 30%에 해당하는 36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날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19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 최소화'를 강조하며 비상진료대응 체계 점검차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국립중앙의료원은 전문의가 2~3교대로 당직을 돌아 환자들이 이용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고 있다. 물론 단기적 대책으로 언제까지 이런 비상체제 운영이 가능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은 환자들도 놀라워하는 분위기였다.

김모씨(80)는 "국립병원도 그럴 줄 몰랐다"며 "의사들이 반대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무작정 파업이 아니라 논의를 통해 해결할 일"이라고 언급했다.

2주 전부터 입원해 있던 환자 문모씨(24)는 현재 그만둔 전공의를 지켜보면서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는 "전공의 선생님이 밤낮없이 일하던데 나라에서는 대우해 주지 않더라"며 "오히려 의대 증원으로 권위를 추락시키면 전공의가 느끼는 직업가치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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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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