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컨템포러리 공공 발레단... ‘서울시 발레단’ 창단
서울시가 발레단을 창단했다. ‘컨템퍼러리 발레’(현대발레)를 표방한 국내 최초의 공공 발레단 ‘서울시발레단’이다. 앞서 창단된 국립발레단과 광주시립발레단이 클래식 발레를 주로 공연한다면 서울시발레단은 오늘날의 시대성을 담은 현대발레 작품을 주로 선보이게 된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종합연습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서울시발레단 창단을 공식 발표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세계적으로 검증된 현대 발레 레퍼토리가 많은데 그동안 한국 관객은 일부만 경험해 왔다”면서 “서울시발레단을 통해 컨템퍼러리 발레가 마이너한 영역이 아니라 관객 선택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발레단은 단장(예술감독)과 단원이 없는 프로덕션 방식으로 운영한다. 대신 시즌별·작품별로 안무가와 무용수를 선발한다. 지난달 공개 오디션을 통해 올해 무대에 오를 ‘시즌 무용수’ 김소혜·김희현·남윤승·박효선·원진호 5명을 선발했다. 한 공연에만 출연하는 ‘프로젝트 무용수’도 17명을 선발했다.
무용수 원진호는 “세계적인 무용계 흐름을 보면 발레와 다른 장르를 협업한 춤들이 굉장히 유행하고 있다”며 “클래식 발레도 매력이 있지만 관객은 매년 <호두까기 인형>만 볼 수밖에 없는데 과연 그런 상황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무용수 박효선도 “국내의 많은 컨템퍼러리 무용수가 졸업 이후 해외를 찾는 이유가 한국에 컨템퍼러리 발레단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제 해외 발레계와 동등한 입장에서 시작한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공공예술단은 1인 단장과 정년 보장 단원들을 중심으로 특유의 정체성이 강한 공연을 선보인다. 서울시발레단은 단장과 단원이 없는 만큼 책임감 높은 운영이나 인재 양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 사장은 예술감독 제도에 대해 “역할을 제대로 할만한 분을 찾으면 언젠가는 하게 되지 않을까”라며 “1~2년 관객의 반응을 보면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단원제로 많은 무대와 다양한 작품을 준비해 무용수가 참여할 기회를 늘려야 국내 무용계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무대가 없는 인재 양성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발레단은 올해 세 작품을 올린다. 4월26~28일 선보이는 <봄의 제전>은 3개 작품이 합쳐진 ‘트리플 빌’이다. 안무가 안성수·유회웅·이루다가 참여한다. 8월23~25일에는 안무가 주재만이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토대로 초연하는 <한여름 밤의 꿈>이 무대에 오른다. 10월에도 한차례 더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서울시발레단은 향후 독립된 재단법인 설립이 목표다. 창단 초기에는 예술단 운영과 공연 제작 역량을 갖춘 세종문화회관이 운영을 맡는다. 올해 예산은 작품 제작비와 인건비를 포함해 26억원이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체인 서울시합창단·무용단·뮤지컬단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서울 용산구 노들섬 다목적홀에 사무실과 연습실 등을 조성해 9월 입주할 계획이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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