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 역대 최저치로 인하…인하폭도 최대, 부동산 부양 의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사실상의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로 인하했다.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고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기존 연 4.20%에서 3.95%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LPR은 명목상 시중은행의 우량 고객 대출금리 평균치를 토대로 고시하는 것이지만 인민은행이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결정하기 때문에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이 가운데 5년 만기 LPR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된다. 인민은행이 5년 만기 LPR을 인하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만이다. 0.25%포인트의 인하 폭은 역대 최대치다. 동시에 5년 만기 LPR이 4% 아래로 떨어진 것도 2019년 관련 제도를 도입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큰 폭의 5년 만기 LPR 인하는 중국 당국의 부동산 시장 부양 의지를 보여준다. 앞서 인민은행 산하의 금융시보는 “5년 만기 LPR 금리를 낮추면 신뢰 안정에 도움이 되고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며 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하지만 인하 폭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 조사를 토대로 인민은행이 5년 만기 LPR을 0.05~0.1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로이터는 “중국 당국이 어려운 부동산 시장과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사상 최대로 금리를 인하했다”면서 “인하 폭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부동산 부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영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LPR 금리 인하는 중국이 직면한 디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올바른 방향의 조치”라며 “시장 예상보다 높은 인하율은 정책 입안자들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야 할 시급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5.2%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정부가 제시한 5% 안팎의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했지만 올해는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를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다. 중국은 지난해의 경우 고정자산 투자 증가에도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보다 9.6% 감소했으며, 분양주택 판매 면적과 판매액도 각각 8.5%와 6.5% 낮아졌다. 올 들어서는 대규모 부채에 시달리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에 대한 홍콩 법원의 청산 명령까지 떨어지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금리 인하 조치만으로는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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