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낸 전공의들 긴급총회 현장…“의사 증원 근본 대책 아냐”

박고은 기자 2024. 2. 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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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근무를 중단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20일 낮 12시30분께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집단 사직서 제출 이후 대응 방향과 비상대책위원장 선출 등을 논의하기 위해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총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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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근무 중단을 선언한 전공의 대표들이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근무를 중단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20일 낮 12시30분께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집단 사직서 제출 이후 대응 방향과 비상대책위원장 선출 등을 논의하기 위해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총회)를 열었다. 이날 총회는 당초 각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들만 참석하기로 했지만, 일반 전공의 중에도 참석을 원하는 이들이 많아 당일 현장 참석 신청 창구를 마련했다. 대전협 쪽은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자와 일반 전공의 150여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총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총회가 열린 의협 회관은 총회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전공의로 붐볐다. 대전협 관계자는 “예상보다 두 배 이상의 인원이 참석했다”며 “전공의 대표뿐 아니라 일반 전공의의 참석도 줄 잇고 있는데 이것 자체가 전공의들이 이번 사안을 얼마나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예상보다 많은 전공의 참여로 관계자들은 명패를 급하게 만들고, 의자를 새로 준비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총회에 참석한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하는 것이 지역·필수 의료 불균형의 근본 대책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20대 전공의 ㄱ씨는 한겨레에 “정부가 지역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개선할 공공분야 투자는 하지 않고 의대 증원이란 손쉬운 방안을 택한 것”이라며 “증원된 인원이 수련할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전공의의 머릿수만 많아질 뿐 질을 담보할 수 없다. 의사가 늘어나고 지역에 병원이 늘어난다 해도 결국 환자들은 ‘빅5’ 병원으로 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사들의 집단 근무 거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대해선 “정부가 의사를 악마화하고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서울 지역 대학병원 소속이라고 밝힌 전공의 ㄴ씨는 “다른 전공의들과 얘기해보면 모두들 환자를 두고 병원을 떠난 것에 엄청나게 죄송함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가 작정하고 의사들을 악마화해, 국민과 의사 간 갈등을 키우는 것 같다. 만약 전공의들이 근무 중단을 철회한다면 정부 겁박 때문이 아니라 환자들 때문이란 점을 말해두고 싶다”고 했다.

이날 긴급총회에 인사말을 하기 위해 참석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는 전공의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함께 하겠다”며 “단체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을 위해 법률 지원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집계를 보면 전날 밤 11시 기준 전국 100개 수련병원에서 모두 6415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냈고, 이 가운데 1630명은 근무지를 이탈했다. 다만 각 병원은 이들이 낸 사직서를 수리하지는 않은 상태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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