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원망스러워”···‘등산로 성폭행 살인’ 피해자 유족 심경 토로

배시은 기자 2024. 2. 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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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윤종이 지난해 8월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영장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등산로에서 최윤종(31)에게 살해당한 피해 여성의 유족이 순식 심사를 앞두고 인터넷에 괴로운 심경을 직접 밝혔다.

피해자의 오빠 공모씨(37)는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는 신림동 등산로 사건 피해자의 친오빠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공씨는 “지난해 8월17일 부산에서 평범하게 일을 하고 있던 저는 피해자 담당 경찰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라고 했다. 그는 최근까지의 소회를 밝히면서 “작년 8월 이후부터 지금까지 저는 모든 일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어머니는 아예 집 밖을 못 나가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가해자 가족은 저희에게 사과 한마디 없고, 이사 가서 일상생활을 잘 하고 있다더라”라고 했다.

공씨는 “제 동생은 첫 자취방 보증금 말고는 집에 손 한 번 벌리지 않은 착한 딸이고 동생이었다”라면서 “장례식 때도 수많은 제자와 학부모님들이 와줄 정도로 사회생활도 잘했다”라고 했다. 이어 “어떻게 극과 극인 인간이 제 동생을 저렇게 만들었는지 하늘이 원망스럽다”라고 썼다.

최씨는 지난해 8월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등산로에서 출근하던 초등교사인 피해자를 성폭행하며 목을 졸라 죽인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지난달 22일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공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설에도 엄마랑 저랑 동생 산소에 갔는데 동생이 너무 쓸쓸해 보이더라”라면서 “동생은 이미 갔지만 억울한 거라도 풀어주려면 순직이 인정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피해자의 순직 심사일은 21일이다. 공씨는 “동생의 순직 처리를 받기 위해 서울에 올라온 차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면서 동생의 순직 처리가 다른 선생님들에게 선례가 되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글을 썼다고 했다. 공씨는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지난해 교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를 언급하며 “동생과 같이 순직 심사 대상이라고 하더라. 두 사람 모두 합당한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라고 적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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