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시스템 공천인가" 부산 국힘 단수 공천 후폭풍
"당에 실망"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시사
부산진갑 원영섭·이수원, "정성국 낙하산 공천 불공정"
이의 신청에 중앙당 앞 1인 시위도
국민의힘이 4·10 총선 후보를 단수 공천한 부산 일부 지역구에서 탈락한 예비후보와 지지자들이 공정성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 사상구에서 국민의힘에 공천 신청한 송숙희 전 부산시 여성특보는 20일 오후 3시 부산시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상구민은 일방적인 단수 공천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송 전 특보는 "장제원 의원과 김대식 예비후보는 시종일관 자신들이 공천받을 것이라 공언해 왔고, 결국 사상구민들이 우려했던 게 현실로 드러났다"며 "장 의원은 불출마 선언 이후 시·구의원과 줄 세우기하고 당협 조직을 총동원해 편파적인 선거 지원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의원과 시의원, 구청장까지 차근차근 성장한 바람직한 여성 정치의 롤모델은 걷어차고 힘 있는 사람의 아바타라 할 수 있는 사람의 손을 들어주는 국민의힘은 과연 공정과 상식을 주장할 수 있나"라며 "김 후보가 누구냐고 반문하는 사상구민들이 즐비한데 도대체 단수 공천한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며 무주공산이 된 사상구는 장 의원의 측근인 김대식 전 경남정보대 총장과 사상구청장을 지낸 송 전 특보가 경쟁해 왔다. 송 전 특보는 18일 국민의힘 중앙당 당사 앞에서 "사상구에 공정한 경선을 보장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9일 김 전 총장을 단수 공천했다.
이에 대해 송 전 특보는 "공정하게 경선해서 결과에 따라 승복하고, 원팀이 되겠다는 주장까지도 묵살하는 당에 대해 굉장히 실망하고 있다"며 "당에 이의 신청할 예정이다. 이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성계나 지역주민과 의논해서 방향을 결정하겠다. 다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무작정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1호 영입 인재인 정성국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단수 공천된 부산진갑은 반발이 더욱 거세다. 이곳은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과 원영섭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장,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 굵직한 예비후보들이 본선행 티켓을 두고 경쟁해 왔다.
이들 가운데 원영섭, 이수원 예비후보는 "낙하산 공천"이라며 20일 오전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원 예비후보는 "부산진구갑 공천은 한동훈 위원장이 천명한 '시스템 공천'을 파괴한 불공정한 공천이다"라며 "단수 공천은 월등한 경쟁력이 있어야 받을 수 있는데, 정성국 후보는 부산진구에 연고도 없고 그동안 선거 사무실도 열지 않은 채 어떠한 선거운동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예비후보도 "영입 인재라는 이유로 경선도 없이 단수 공천을 줬다면 이미 답을 정해놓고 시간을 끌었다는 뜻인데, 밤낮으로 지역을 뛴 다른 후보들은 들러리였다는 말인가"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지난 공천에서도 낙하산 공천으로 피해를 봤다. 이렇게 매번 낙하산으로 공천하면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해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여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예비후보는 이날부터 국민의힘 중앙당 당사 앞에서 낙하산 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무기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하계열 전 부산진구청장과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부산진갑 지역 주민들도 단수 공천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공정한 경선을 실시하지 않으면 국민의힘 부산진갑 당원들은 탈당은 물론 국민의힘 후보 총선 필패의 길로 매진할 것"이라며 "단수 공천 결정을 백지화하라"라고 요구했다.
이 밖에 공천이나 경선 명단에 들지 못한 부산지역 다른 예비후보들도 기자회견 등을 준비하고 있어 국민의힘 공천 후폭풍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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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박진홍 기자 jh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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