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달집태우기' 이배 '버닝'으로 재탄생…베니스 비엔날레 간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2024. 2. 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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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숯 작가'로 유명한 이배 작가가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를 벌겋게 물들일 전망이다.

청도의 '달집태우기' 행사를 이배의 비디오 설치 작품으로 만든 '버닝(Burning)'이 베니스로 날아간다.

이배 작가에 따르면 비엔날레 전시 개막 전 세계 각지에서 보내온 소원을 모아 전통 한지 조각에 옮겨 적고, 2월24일 청도에 설치하는 달집에 묶어 함께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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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비엔날레 공식 연계 부대 전시 선정
4월20일부터 빌모트 파운데이션에서 개최
달집태우기 LA MAISON DE LA LUNE BRÛLÉE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공식 병행전 포스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검은 숯 작가'로 유명한 이배 작가가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를 벌겋게 물들일 전망이다.

청도의 '달집태우기' 행사를 이배의 비디오 설치 작품으로 만든 '버닝(Burning)'이 베니스로 날아간다. 오는 4월17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막하는 베니스비엔날레 공식 연계 부대 전시로 선정됐다.

검붉은 불길이 활활 장엄하게 피어오르는 이배의 설치 영상 작품 '버닝'은 4월20일부터 11월 24일까지 베니스의 빌모트 파운데이션에서 선보인다.

빌모트 파운데이션과 한솔문화재단(뮤지엄 산)이 공동 주관하는 전시는 이탈리아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독립 큐레이터 발렌티나 부찌(Valentina Buzzi)가 기획했다. 2023년 아르트리뷴이 선정한 젊은 이탈리아 큐레이터로, 이배 작가의 고향 청도의 전통문화 ‘달집 태우기’에 착안했다.

달집 태우기는 청도의 주민들이 해마다 음력 1월 15일, 정월 대보름에 모여 행하는 세시 풍습 전통 의례다. 정월대보름의 밤하늘 아래 송액영복과 풍년을 빌던 풍습과 현대 미술이 하나로 엮인 관객 참여형 전시로 연출한다

청솔가지와 짚단을 쌓아 ‘달집’을 만들어 태우는 청도의 제의가 돋보이게 될 전시는 만물의 연결됨을 주제로 다룬다.

lee Bae La maison de la Lune BrûléeApril 20th - November 24th, 2024 Wilmotte Foundation, Venice *재판매 및 DB 금지


【청도=뉴시스】박문호 기자 = 달집태우기 장면 2015.03.05. go2@newsis.com


이배 작가에 따르면 비엔날레 전시 개막 전 세계 각지에서 보내온 소원을 모아 전통 한지 조각에 옮겨 적고, 2월24일 청도에 설치하는 달집에 묶어 함께 태운다. 이 과정을 담은 영상은 비디오 설치작 '버닝(Burning)'이 되어 베니스로 진출한다.

모드의 안녕을 기원하며 한해 묵은 모든 액운을 불태우는 달집태우기 영상 작품은 7대의 빔 프로젝터를 사용하여 웅장하게 상영된다. 빌모트 파운데이션 입구에서 주 전시 공간으로 이어지는 복도 벽면에 달집 태우기를 소리와 영상으로 소개한다.

Lee Bae La maison de la Lune BrûléeApril 20th - November 24th, 2024 Wilmotte Foundation, Venice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에 협력하는 이배 작가의 전속인 조현화랑은 "전시 공간 입구에 대형 평면작 '불로부터(Issu du Feu)'(2024)도 우뚝 설치된다"면서 "절단된 숯이 타일처럼 배열되고 마감되어 영롱한 심연의 빛을 띄는 작품은 전시장 안의 바닥과 벽면에 굽이치는 '붓질 (Brushstroke)'(2024) 작품(3점)이 함께 선보여 한국 민속 문화의 위상과 함께 명상과 성찰, 비움과 채움의 공간으로 관람객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배 작가. 사진=조현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숯의 작가 이배는?

"숯을 사용하는 이유가 그 안에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1956년 경북 청도 출신으로 지난 30여 년 동안 ‘숯’이라는 재료와 흑백의 서체적 추상을 통해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1990년 도불한 작가는 프랑스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서양 미술 재료 대신 숯을 작품에 사용하기 시작한 작가는 숯이 가지고 있는 삶과 죽음, 순환과 나눔 등의 태생적 관념 위에 작가 특유의 예술적 상상력을 더하여 드로잉, 캔버스, 설치 등의 다양한 형태의 작업으로 확장시켜 왔다.

지난해 5월 미국 뉴욕 록펠러 센터에서 처음으로 펼친 한국 문화축제에 참여, '숯 조각'의 위엄을 뽐냈다. 록펠러 센터의 중심인 채널가든에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6.5m 높이의 대형 숯 조각이 설치되어 주목 받았다.

그동안 프랑스 기메 미술관, 페르네브랑카 파운데이션, 대구미술관, 생테티엔 현대미술관, 베이징 투데이 아트미술관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마그파운데이션, 프랑스 파리 기메 박물관, 스페인 쁘리바도 알레 그로 재단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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