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두둔하던 美, 유엔 안보리에 ‘가자 임시휴전’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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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발발 후 줄곧 이스라엘을 두둔해 온 미국이 양측의 '임시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1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지상전을 강화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분명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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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 결의안에는 “라파 지상전은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고 이웃 국가로의 이주를 초래할 것”이라며 속히 임시 휴전에 돌입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이슬람 국가 알제리는 지난달 주도적으로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출했다. 당시 미국은 거부권 행사를 예고하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민간인 살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미국은 알제리 결의안보다 수위가 낮은 임시 휴전안으로 양측 중재에 나섰다. 이날 가자 보건부는 “전쟁 발발 뒤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가 2만9000명을 넘어섰으며, 3분의 2는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현재 140만 명이 머무는 라파에서 지상전이 펼쳐진다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이 ‘휴전’을 공식적으로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NN은 미국이 전쟁 발발 이후 두 차례나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고려하면 “전향적인 변화”라고 진단했다. 국제분쟁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은 “미국이 지금껏 유엔에 보낸 가장 강력한 신호”라며 “이스라엘이 미국의 외교적 보호에 무한정 의존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26개 회원국 또한 교전 중단을 촉구하고 라파 공격에 반대하는 성명서에 합의했다.
유엔 산하 국제사법재판소(ICJ)는 같은 날 1967년부터 57년간 가자지구를 점령해 온 이스라엘의 행위가 적법한지를 판단하는 재판을 19일 시작했다. 최종 판결이 나오려면 약 6개월이 걸리는 데다 법적 구속력도 없지만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에 이어 이스라엘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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