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에서 검은 연기…비번 소방관이 운전대 돌려 불 껐다

파주소방서 소속 윤태식 소방사(30)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비번 날 귀가하던 소방관이 주택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목격하고 진화에 나서 큰 피해를 막았다.

20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3시 30분경 경기 의정부시 금오동의 한 주택 외부에 있던 보일러에서 불이 났다.

당일 비번이었던 파주소방서 소속 윤태식 소방사(30)는 차를 타고 귀가하던 도중 검은 연기가 치솟는 것을 보고 바로 현장으로 핸들을 돌렸다.

윤 소방사가 현장에 도착하자 붉은 화염이 1층 외벽 일부와 보일러 등을 태우고 있었다. 오래된 단독·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이었기에 큰불로 번질 수 있는 다급한 상황이었다.

윤 소방사는 차를 도로에 정차한 후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평소 차에 실어두었던 소화기 1개를 꺼내 진압을 시도했다.

옆 건물에 거주하던 노부부와 행인에게 소화기 2개를 더 건네받은 그는 이내 불을 완전히 끌 수 있었다.

이후 보일러 앞에 쌓여있던 샌드위치 패널들을 걷어내 잔불 확인을 마친 후 인근 주택가 주민의 대피를 도왔다.

윤 소방사의 빠른 대처로 불은 벽면과 보일러 2대, 환풍기 등만 태우고 꺼졌으며 인명피해 또한 없었다.

마지막까지 현장에 남아 있던 윤 소방사는 출동한 소방관들이 도착하자 수삽한 현장상황을 설명한 후 자리를 떴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윤 소방사의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으로 큰 피해를 막았다"고 말했다.

윤태식 소방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초기 진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며 "도민의 안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소방관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용석기자 kudlja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