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 여파 공공병원에도…지방의료원 ‘의료대란’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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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진료를 위해 20일 오전 인천 방축로 인천의료원을 찾은 임춘근(75)씨가 원무과 창구 앞에서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인천의료원은 서울대병원과 모자병원 협약을 맺고 전공의와 수련의를 파견받고 있다.
인천의료원은 전공의 진료 거부로 인해 외래 진료 등에 투입될 전문의들이 야간 당직을 돌아가면서 서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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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니 의사들이 파업한다던데, 여기는 공공병원이니까 별문제 없겠죠?”
안과 진료를 위해 20일 오전 인천 방축로 인천의료원을 찾은 임춘근(75)씨가 원무과 창구 앞에서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창구 앞은 오전 10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각임에도 외래 환자들로 북적였다. 접수번호는 100번대로 넘어간 상황이었고, 대기 인원도 8명이나 됐다. 임씨는 “국민들 입장에선 의사 수가 늘어야 좋은데, 그걸 막으려고 파업을 한다는 소릴 들으니 답답하다. 평소 의사들에게 품어왔던 존경심 같은 게 사라져버렸다”고 했다.
전공의 사직서 제출의 파장은 지방의 공공병원에도 미치고 있었다. 인천의료원은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파견받은 12명의 전공의와 수련의 가운데 수련 기간이 곧 끝나는 2명을 제외한 나머지 10명이 모두 출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 12명은 전날 서울대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인천의료원은 서울대병원과 모자병원 협약을 맺고 전공의와 수련의를 파견받고 있다.
병원을 찾은 시민들은 의사들의 행동에 명분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노모의 정기 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은 구진희(51)씨는 “의사들이 환자 목숨을 가지고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의사들에겐 다른 무엇보다 환자들 생명이 우선 아니냐”고 했다. 직장인 이아무개(29)씨는 “이번 사태는 대학병원만 해당하는 일인 줄 알았는데 공공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전공의들까지 사직서를 제출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경기도 공공병원인 경기의료원에서 일하는 전공의 8명 가운데 4명도 사직했다. 나머지 4명도 이달 말까지 사직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경기 동부 최대 공공의료시설인 성남의료원에서도 전공의 3명이 지난 19일부터 자신들이 소속된 병원에 사직서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이들 공공의료기관은 당장 전공의들의 진료 거부로 인한 문제는 없지만 상황이 장기화했을 때는 진료 차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었다. 인천의료원은 전공의 진료 거부로 인해 외래 진료 등에 투입될 전문의들이 야간 당직을 돌아가면서 서야 하는 상황이다. 사태가 장기화해 전공의 비율이 높은 대학병원에서 대규모 환자 전원이 이뤄지거나, 진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공공병원으로 몰리면 진료 차질이 더 심각해질 상황이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이미 의료원 쪽으로 환자 전원이 가능한지 묻는 일부 상급종합병원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전문의 정원인 45명도 못 채운 상태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진료에 지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와 경기도는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공병원 소속 의사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의사들에 대해선 현장 확인을 통해 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받을 계획이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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