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다 내보내고 있다"…혼란 가중 대구 의료현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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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며 '의료대란'이 현실화하자 조금이라도 일찍 진료 접수를 하려고 병원을 찾은 환자와 시민들은 열리지 않은 접수대 앞을 지켰다.
병원을 찾은 보호자 A씨는 "환자가 위독한데 피해를 너무 많이 보고 있다"며 "수술도 많이 밀렸다. 충분히 의료혜택을 받아야 하는데, 너무 혼잡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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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보호자 "가족 위독한데 피해 너무 많이 봐…수술 밀려"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황수빈 기자 =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 65명(19일 기준)이 병원을 떠난 대구 영남대학교 병원.
20일 오전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와 보호자들로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며 '의료대란'이 현실화하자 조금이라도 일찍 진료 접수를 하려고 병원을 찾은 환자와 시민들은 열리지 않은 접수대 앞을 지켰다.
병원을 찾은 보호자 A씨는 "환자가 위독한데 피해를 너무 많이 보고 있다"며 "수술도 많이 밀렸다. 충분히 의료혜택을 받아야 하는데, 너무 혼잡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의사로서 기득권을 얼마나 많이 가졌나. 의사 밥그릇 챙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담당 의사도 지금 (전공의 이탈) 상황에서 당장은 괜찮지만, 후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해당 병원 의사는 "지금은 열심히 할 뿐"이라며 "현재 상황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오후 병원에선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 몇몇이 휴학 신청서 여러 장을 들고 선배 의사와 면담하기도 했다.
휴학 신청서를 든 한 의대생은 인터뷰 요청에 "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병원을 떠났다.
영남대 병원 관계자는 "복지부에서 실사를 나와서 그런지 (의료 현장에서) 정신이 없는 것 같다"며 "현재까지 특이사항은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경북대학교 병원 또한 상황은 비슷했다. 전공의 이탈로 인한 긴장감이 묻어났다.
이날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는 마취과 사정으로 평일 밤과 주말, 공휴일에는 뇌출혈 환자 수용이 불가하다는 메시지가 전날 오전 등록됐다.
경대병원 응급실에는 20시간 가까이 대기 중인 시민도 있었다.
시민 B씨는 "어제 오후 세 시부터 혈액 관련 검사를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미치겠다. 칠곡 경대병원 가니까 여기서 추가 검사받으라고 안내해서 왔다"고 말했다.
70대 환자 C씨는 "옆 환자들을 다 내보내고(퇴원) 있는 것 같다"며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수술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내보내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대 병원 관계자는 "응급의학과 필수 유지 인력만 남겨놓은 상태"라며 "복지부에서 오전에 근무 현황을 파악하고 갔다. 출근 안 한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 발동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응급실 관계자는 "현재는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대구가톨릭 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을 예의주시하며 수시로 비상대책 회의하고 있다"며 "전공의를 제외한 교수와 나머지 의사들도 비상근무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응급실 인력이 평소의 6분의 1까지 줄어들 것 같다"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체력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ps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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