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책임경영 강화 위해 이재용 회장 등기이사 복귀 필요”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3기 첫 회의 앞두고 의견 제시
“이 회장 만남 조만간 있을 것”

회의 참석하는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삼성 준감위 3기 첫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2.20 m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이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미뤄진 것과 관련해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등기 이사로 적절한 시점에 복귀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3기 준법감시위원회 정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영적 판단의 문제이고 주주나 회사 관계자, 이해관계자 분들의 의견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경영 판단의 문제는 준감위가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빠르다”면서 신중한 입장도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내달 20일 정기 주주총회에 올릴 안건을 심의했지만, 이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한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1심 재판 무죄 선고를 받은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이 회장의 1심 선고와 관련해 그는 “준감위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절대적인 독립성의 보장”이라며 “그것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회사에서도 안정적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자 자신의 주장과 입증을 위해서 재판에 참여하지만 마지막에는 재판에 승복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돼야 한다”며 “법관도 사람이라 완벽할 수 없지만, 법관의 판결에 승복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유지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는 것이 수십 년에 걸친 제 법조인으로서의 경험과 판단에서 나온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이재용 회장이 3기 준감위 위원과 만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까지 준감위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것은 최고 경영진의 준법경영 의지와 회사에서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며 “조만간 여러 일정을 고려해 준감위와의 면담 자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준감위 회의는 이 위원장이 3기 위원장으로 연임하게 된 이후 열린 첫 회의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삼성물산·삼성SDS·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주요 7개 계열사 이사회의 승인에 따라 준감위원장 연임이 결정됐다.

지난 5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삼성 준감위에는 기존 권익환(김앤장 변호사), 김우진(서울대 경영대 교수), 윤성혜(경기 하남경찰서장), 홍은주(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원숙연(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에 한승환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이사 사장이 신규 위원으로 선임됐다. 3기 준감위 위원 임기는 2026년 2월까지 2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