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항암치료 어쩌나" 전공의 사직 첫날부터 의료혼란 현실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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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받고 열심히 항암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전공의 사직으로 문제가 생기면 앞으로 남은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날 오전 9시 기준 부산대병원에서는 전공의 236명 가운데 216명이 사직서를 내고 대부분 출근하지 않았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중요한 수술의 경우 보조 역할을 하던 전공의 대신 교수들이 투입된다"며 "다만 수술을 마치고 입원하는 환자를 돌볼 인력이 없는 상황이라 급하지 않은 수술 중심으로 일정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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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원 수술 건수 평소보다 40% 줄어…"일부 진료과는 외래도 줄여"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수술받고 열심히 항암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전공의 사직으로 문제가 생기면 앞으로 남은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20일 오전 딸과 함께 부산대병원 암센터를 찾은 60대 김모씨는 유방암을 앓아 3주에 한 번씩 이곳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앞으로 매일 방사선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는데, 전공의 공백이 장기화하면 치료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며 "중증 환자도 있는 만큼 하루빨리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첫날인 이날 오전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이날 오전 9시 기준 부산대병원에서는 전공의 236명 가운데 216명이 사직서를 내고 대부분 출근하지 않았다.
당장 다음 달 1일부터 근무하기로 한 신규 인턴 50여명 역시 임용 포기 각서를 썼다.
평소 인턴과 레지던트로 북적이던 의국 역시 조용한 모습이었다.
전공의들이 출근하지 않은 첫날인데도 의료 현장은 벌써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부산대병원은 하루 평균 90∼100건 이뤄지던 수술 양을 40%가량 줄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중요한 수술의 경우 보조 역할을 하던 전공의 대신 교수들이 투입된다"며 "다만 수술을 마치고 입원하는 환자를 돌볼 인력이 없는 상황이라 급하지 않은 수술 중심으로 일정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태가 길어질 경우 남아 있는 의료진들의 피로가 누적돼 현장이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진료과에서는 외래 진료를 받는 신규 환자 수를 줄이기도 했다.
상급병원의 경우 신규 환자 대부분이 중증 증세를 보이기 때문에, 외래 진료를 보는 환자들은 통상 입원을 하게 된다.
한 의료진은 "현재 돌보고 있는 입원 환자도 교수가 투입돼 진료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운 환자를 받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대병원 역시 전공의 집단행동이 예고됨에 따라 급한 수술의 경우 미리 당겨서 진행했고, 그렇지 않으면 일정을 미뤘다.
이 병원은 전공의 144명 가운데 110명이 사직서를 냈다.
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은 "예정된 수술이 취소되면서 불가피하게 휴가를 내고 쉬게 됐다"며 "다른 과의 경우 현재 의사가 없어서 환자를 받지 못할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전공의 112명 중 85명, 메리놀병원 전공의 23명 중 19명, 부산성모병원 전공의 15명 중 11명이 사직서를 냈다.
동의병원은 전공의 17명 중 3명이 사직서를 냈고, 1명은 무단결근 6명은 개인 연가를 냈다.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은 전공의 3명 모두가 사직서를 냈다.
부산시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보건의료 분야 위기관리 행동 매뉴얼에 기반한 비상진료대책을 마련하고 지난 6일부터 비상진료대책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의료기관 4곳과 수련병원 18곳에서 전공의 집단 사직 등으로 의료공백이 발생하는 경우 비상진료대책을 시행하도록 점검할 계획이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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