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틀막은 국가 폭력”···카이스트 동문, 대통령경호처 형사고발

오동욱 기자 2024. 2. 2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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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졸업생이 지난 16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항의하자, 경호원이 그의 입을 틀어막으며 제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생색내지 말고 R&D(연구·개발) 예산을 복원하라”라고 소리치다 경호원들에게 끌려나간 사건과 관련해 카이스트 동문들이 20일 대통령경호처를 경찰에 고발했다.

카이스트 동문 26명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경호처장과 직원 등을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폭행·감금죄 등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고발 대리인인 김동아 변호사는 회견에서 “민주주의 국가라면 대통령의 정책에 항의하고 소리치는 것은 당연한 국민의 권리”라면서 “피해자가 대통령을 위해할 어떤 의사나 도구도 없이 단지 R&D 예산 삭감을 항의하기 위해 잠시 소리친 데 대해 국가 권력을 동원해 과도하게 제압한 국가 폭력 사건”이라고 밝혔다.

고발인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시형 전남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은 말로 항의한 학생에게 물리력을 동원해 집단 폭행했다”면서 “헌법과 법률이 국가기관에 부여한 권한을 남용하고 과잉 행사해 국민의 기본권, 특히 신체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심각한 폭력 행위”라고 했다. ‘카이스트 96학번’인 주 교수는 “폭력 행위에 직접 가담한 경호처 직원들은 물론 지휘 책임이 있는 경호처장과 대통령이 이를 묵인·방조한 것은 아닌지 법에 따라 철저히 밝혀지고 이들이 합당한 책임을 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04년 카이스트 총학생회장을 지낸 김혜민씨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동문은 힘을 합쳐 R&D 예산을 복원하고 대통령경호처장의 경질을 이뤄내며 대통령의 사과를 받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입틀막 경호’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 신민기씨도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 사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규탄 기자회견’에서 “인신을 구속·감금하고 신체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이 대통령경호실의 권한이 맞는지 법적으로 따질 계획”이라고 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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