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V께도 보고 드렸다고 답장 주셨어”…윤 대통령, 채 상병 사건 초기부터 보고받은 정황

윤기은 기자 입력 2024. 2. 20. 14:20 수정 2024. 2. 20. 14: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군인권센터, 김계환 사령관 문자메시지 공개
“보고 안 받았다”던 대통령실 주장과 배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아람누리에서 ‘국민이 바라는 주택’을 주제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해 경북 예천에서 폭우로 실종된 민간인을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고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관련 내용을 직접 보고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군인권센터는 20일 대통령실이 그간 채 상병 사망 관련 수사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혀왔지만 윤 대통령이 사건 초기부터 세세한 보고를 챙긴만큼 수사 결과 역시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이 이날 입수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카카오톡·텔레그램 수발신 내역을 보면 김 사령관은 지난해 7월22일 오후 9시14분쯤 대통령 보좌 기구인 국가안보실에 파견된 해병대 A대령에게 ‘(채 상병) 부모님이 전하신 말’이라며 채 상병 유가족의 동향과 의견을 담은 메시지를 보냈다. 채 상병 영결식이 열린 날이었다.

A대령이 “네 사령관님 잘 확인했습니다”라고 회신하자, 김 사령관은 그에게 “장관님께도 보고드렸고 V께도 보고드렸다고 답장 주셨어”라고 답했다.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김 사령관이 보고한 유족의 동향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군 검찰은 이를 포함한 김 사령관의 문자메시지 수발신 내용을 확보했지만 군사법원에 증거로 제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은 군 검찰이 증거로 제출하지 않은 수사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대화내역을 발견했다.

김 사령관이 문자메시지에 쓴 것처럼 이 전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유가족 동향까지 보고했다면 윤 대통령은 사실상 채 상병 사망사건 초기부터 구체적인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사령관은 ‘부모님이 전하신 말’에서 해병대에 대한 유가족의 평가, 유가족이 밝힌 정치적 성향, 유가족의 요청 사항 등을 정리했다. 유가족이 채 상병 사망 이후 군의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수사단이 꾸려진 이후 이 전 장관은 박 대령에게 ‘채 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령은 이를 거부하고 지난해 8월2일 오전 사건기록을 경북경찰청에 넘겼다. 하지만 군 검찰은 당일 오후 수사기록을 경찰로부터 회수했고, 박 대령을 집단항명 수괴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회수 과정에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경찰청 국가수사본부→경북경찰청 순으로 이첩에 관해 협의했다는 사실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밝혀졌다.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사건에 대한 채 상병 부모님의 반응 등 매우 디테일한 부분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직접, 실시간으로 보고받을 만큼 사망 사건 처리 상황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가족 심경까지 보고 받고 있던 윤 대통령이 사망 사건 수사결과 같이 중요한 사항을 보고받지 않았다는 얘기는 납득이 어려운 궤변”이라고 주장했다.

그간 대통령실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부인해왔다.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한 뒤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해 경찰 이첩을 보류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대통령이 그런 디테일을 파악할 만큼 한가하신 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