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반감에 정부 엄포…전공의 출근율 공개 꺼리는 병원들(종합)

임채두 2024. 2. 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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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시작한 20일 전북 지역 상급종합병원은 이들의 출근율 공개를 주저했다.

병원 운영 현황을 대변하는 전공의 출근율이 공개되면 국민적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와 자칫 '주동자 구속 수사'라는 엄포까지 놓은 정부의 타깃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근무 현황을 파악하고자 전북 지역 3개 수련병원(전북대병원, 원광대병원, 예수병원)에 실사단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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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현황 파악 어렵다" 한목소리…정부 '엄포'에 속내는 복잡
전북도 "전문의 부족하면 공공의료인력 배치"
전공의, 집단 사직 본격화…'의료 공백' 임박 (CG) [연합뉴스TV 제공]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시작한 20일 전북 지역 상급종합병원은 이들의 출근율 공개를 주저했다.

병원 운영 현황을 대변하는 전공의 출근율이 공개되면 국민적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와 자칫 '주동자 구속 수사'라는 엄포까지 놓은 정부의 타깃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북대학교병원 소속 전공의들 역시 전국 병원의 전공의들과 함께 이날 오전 6시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그러나 병원 관계자는 "아직 현황을 다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대면서 정확한 출근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전공의들의 출근 시간이 각기 다르고, 전날 사직서를 냈다 하더라도 출근한 사람이 있어 현황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휴가를 낸 전공의도 있어 출근하지 않은 인원 전체를 집단행동에 동참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전공의 전원(186명)이 사직서를 냈다는 언론 보도와는 다르게 사직서 제출률은 80%가량"이라며 "대충 이 정도 수가 실제로 출근하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고 애매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이 출근하지 않는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며 "그러한 이유가 언론에 잘 조명되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원광대병원 역시 이날 현재까지도 "정확한 출근 현황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전공의들이 각 부서에 흩어져 근무 중이라 현황 파악이 쉽지 않다는 게 병원의 설명이다.

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자리를 전문의가 메우고 있어 진료에는 차질이 없다"면서도 "아무래도 병원에 전공의가 없다고 하면 지역 의료 수요자들의 반감을 살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나서서 구속 수사, 면허정지 등을 언급하고 있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어쨌든 전공의들이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상황에 대비해 비상 의료 체계를 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근무 현황을 파악하고자 전북 지역 3개 수련병원(전북대병원, 원광대병원, 예수병원)에 실사단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대병원에 붙은 전공의 사직 관련 안내문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북대정원 전공의 189명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병원에 알린 지난 19일 오후, 전북대병원 앞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날 전북대병원 전공의들은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병원에 알렸다. 이에 병원은 '진료 차질과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니 양해 부탁드린다'며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2024.2.19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영석 전북특별자치도 복지여성보건국장 역시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병원, 중앙정부와 함께 응급의료 체계 공백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정확한 병원별 (전공의 미출근) 현황은 제공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 현황은 전공의들이 어느 정도 출근하지 않았는지 병원별로 비교하는 자료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 사태가 병원들이 뭔가를 얻는 수단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의료체계가 갖춰지는 계기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인력이 부족하다면 공중보건의든 공공병원 의사든 배치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분들이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만 불쌍하고 안타깝다"고 전공의 집단사직을 비판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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