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진짜 왔네” 괴물 컴백, KBO에 폭탄 던졌다… 당연한 역대 최고액, 리그 판 바꾼다

김태우 기자 2024. 2. 2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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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은 역대 최고 대우와 함께 친정팀 한화로 돌아온다 ⓒ곽혜미 기자
▲ 한화 이글스 99번 류현진의 유니폼을 올해부터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이 진짜 돌아와요?”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센터에서 전지훈련을 진행 중인 SSG 선수단 사이에서는 4~5일 전부터 “류현진이 한화와 협상하고 있고, 최종적인 조율만 남겨두고 있다”는 소문이 쫙 퍼졌다. 프런트도 진위 여부 확인에 한창이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전체적으로 전력이 평준화된 상황에서 한화도 강해졌다”면서 “문동주가 4선발이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추신수와 김광현 등 선임급 선수들도 한화의 전력이 강해질 것이라 입을 모았다. 당장 포스트시즌 후보라고 보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던 한화가 이제는 5강급 전력으로 격상했다. 다 류현진(37)의 힘이다. KBO리그의 판도를 바꿀 만한 힘을 가진 선수가 이제 판을 바꾸기 위해 대전으로 돌아왔다.

메이저리그 잔류와 한화 컴백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던 류현진은 근래 한화와 계속해서 협상했으며, 결국 친정팀 한화로 돌아오기로 결정했다. 2012년 시즌을 끝으로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뒤 다시 KBO리그로 돌아왔다. 한화는 류현진에 일관적으로 역대 최고액 오퍼를 던지며 시기를 기다렸다. 일단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잔류를 우선적으로 바라보기로 한 만큼 기다리면서, 메이저리그 협상 과정을 지켜봤다.

그리고 류현진의 협상이 계속해서 늦어지자 근래 들어 설득에 가속화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언젠가는 해외 생활을 청산하고 한화로 돌아가려는 마음이 있었던 류현진은 한화의 지속적인 관심과 구애에 결국 마음을 돌려 복귀를 택했다. 한화는 4년 기준 170억 원 이상의 최고 대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양의지의 4+2년 총액 152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당분간 깨지기 쉽지 않은 기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메이저리그 잔류 충분한 기량인데, 왜 한화로 유턴했나… 팬들과 약속 지켰다

류현진은 2023년 시즌으로 토론토와 4년 계약이 끝나며 다시 FA 시장에 나왔다. 류현진은 귀국 당시 일단 메이저리그 잔류를 첫 번째 옵션으로 보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 또한 지난해 11월 메이저리그 단장 회의 당시 “류현진은 내년에도 메이저리그에서 뛸 것”이라며 잔류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2월 20일까지 메이저리그 팀들과 계약하지 못했고, 끝내 친정팀인 한화로 돌아왔다.

몇몇 이유가 거론된다. 류현진을 향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오퍼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확실하게 끌릴 만한 오퍼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상황도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투수 최대어인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생각보다 늦게 계약했고, 블레이크 스넬 등 여러 투수들의 계약도 해를 넘긴 게 좋지 않은 측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2020년 시즌을 앞둔 첫 번째 FA 시점과 달리 이번 시장은 류현진이 갑은 아니었다. 일단 네 살을 더 먹었고, 올해 만 37세의 베테랑이었다. 게다가 4년 사이 팔꿈치 수술 이력이 하나 더 추가됐다. 가뜩이나 부상 이력이 적지 않은데 내구성에 대한 의심은 어쩔 수 없이 더 깊어지는 양상이었다. 일단 S급, A급 선수들이 빠져 나가야 류현진의 시간이 올 수 있었다.

▲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잔류와 한화 복귀의 갈림길에서 결국 한화를 선택했다 ⓒ곽혜미 기자
▲ 류현진은 FA 시장에서 100% 만족할 만한 오퍼를 받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곽혜미 기자
▲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더디게 흘러가면서 류현진 시장도 위축됐다

류현진 측도 애당초 이번 FA 시장은 ‘초장기전’을 대비했다. FA 시장 개장 당시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이 “해를 넘겨 1월 계약을 바라보고 있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다만 S급, A급 선수들이 더디게 빠져 나가면서 류현진의 시간이 더 늦어졌다. 실제 아직 시장에는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코디 벨린저, 맷 채프먼이 모두 남아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팀들의 지갑도 꽉 닫혔다. 돈을 쓰는 팀들은 썼지만 극소수였고, 상당수 팀들은 총액 5000만 달러도 쓰지 않는 극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이어졌다. 류현진 시장이 위축됐다.

그나마 류현진에 관심이 있었던 구단은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정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츠와 양키스가 다른 투수들과 계약하면서 시장에서 철수했고, 샌디에이고도 많은 돈을 쓸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스프링트레이닝 시장이 시작된 시점까지도 만족스러울 만한 오퍼가 없었고 계약이 지체됐다.

이런 상황에서 친정팀 한화가 나섰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맞이하며 험난한 리빌딩 과정을 겪고 있었던 한화는 2025년 신구장 개장을 앞두고 전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었다. 2023년 시즌을 앞두고는 채은성과 FA 계약을 했고, 2024년 시즌을 앞두고는 안치홍과 FA 계약을 하며 타선은 차근차근 보강이 되던 차였다. 하지만 마운드 쪽의 보강은 없었고, 당연히 류현진 유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한화는 류현진의 계약 상황을 지켜보면서 일찌감치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고액 오퍼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류현진이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않느냐만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메이저리그에 잔류하겠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나 혹시라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며 끈을 놓지 않았다. 결국 한화에게도 기회가 왔고, 류현진 복귀에 성공하며 이번 오프시즌의 최대 승자로 거듭났다.

류현진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만큼 KBO리그로 돌아오면 반드시 한화로 돌아와야 했다. 류현진 또한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경력을 끝내지는 않을 것이며, 반드시 은퇴는 한화에서 하겠다고 공언했다. 류현진도 이제는 30대 후반의 선수고,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와야 할 나이였다. 그것이 1~2년 빠르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였다. 오랜 기간 타지에서 생활했고 이제는 가정도 생긴 만큼 고심 끝에 한국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전력 보강은 물론 흥행까지 다 잡을 만한 확실한 카드를 손에 넣었다.

◆ 한화 단번에 5강 후보로 도약, 류현진 효과 제대로 볼까

한화는 지난해 간신히 최하위에서 탈출하는 데 그쳤다. 시즌을 앞두고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놓으려고 했으나 뜻대로 잘 되지 않았다. 외국인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버치 스미스는 개막전에서 3이닝 투구 후 어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타선은 여전히 빈틈이 있었고, 마운드도 젊은 선수들의 분전과 달리 포스트시즌을 노릴 만한 위용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그 결과 9위에 머무르며 여전히 험난한 길이 남아있음을 실감했다.

한화는 지난해 0.241의 팀 타율을 기록해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일단 안치홍이 가세했고, 외국인 타자가 지난해보다 더 안 좋아질 가능성도 크지 않은 만큼 이 지표는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팀 평균자책점은 4.38이었고, 선발 평균자책점은 4.37로 리그 8위였다. 한화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선발진부터 확고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류현진의 가세는 대단한 플러스 효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 류현진의 가세는 KBO리그 순위 경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곽혜미 기자
▲ 메이저리그 마지막 시즌에도 건재를 과시했던 류현진은 당장 KBO리그 최고 투수 대열에 오를 전망이다

한화는 지난해 32경기에서 177⅓이닝을 던지며 11승11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한 펠릭스 페냐,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해 24경기에서 126이닝을 소화하며 7승8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한 리카르도 산체스와 모두 재계약했다. 확실한 에이스감은 아니지만 그래도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한 셈이었다. 이 말은 외국이 전력에서 지난해 이상의 확고한 업그레이드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도 된다. 그래서 류현진의 영입이 더 절실했다.

지난해 풀타임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선보이며 23경기에서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한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가 버티는 가운데, 장민재(이하 선발 경기 기준 13경기 2승7패 평균자책점 5.21), 김민우(12경기 1승6패 평균자책점 6.97), 이태양(12경기 2승3패 평균자책점 3.75), 한승혁(7경기 2패 평균자책점 7.06), 남지민(7경기 5패 평균자책점 5.67), 한승주(6경기 3패 평균자책점 5.66), 김기중(6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4.00) 등 지난해 활용한 선발로 등판한 경력이 있는 선수만 12명이었다. 올해는 선발진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일단 류현진이라는 기둥이 확실하게 섰다는 것은 반갑다.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어느 정도의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웬만한 외국인 에이스급 성적은 기대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뛰며 성공적인 경력을 쌓은 김광현(SSG)은 KBO리그 복귀 시즌이었던 2022년 28경기에서 13승3패 평균자책점 2.13의 뛰어난 성적을 거둔 기억이 있다. 류현진의 참고 사항이 될 만하다.

류현진의 영입으로 외국인 선수 두 명의 중량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을 만회할 수 있게 됐고, 문동주까지 확실한 선발 네 명이 완성됐다. 5선발은 여러 선수들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년간 토종 선발 10승이 없었던 한화로서는 류현진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한화는 문동주 외에도 김서현 황준서 등 향후 큰 기대를 모으는 재능들이 적지 않다. 류현진이 이들에게 미칠 긍정적인 영향 또한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다.

한화도 류현진에게 막대한 돈을 투자하면서 이제는 샐러리캡의 여유도 사라졌을 만큼 팀의 운명을 걸었다. 당장 지난해보다 10승 이상의 전력 플러스 효과가 기대되는 가운데 올해 5강 싸움의 키를 쥔 팀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올해 가장 기대할 만한 선수가 가세한, 가장 기대할 만한 팀이 됐다. 류현진이라는 거대한 이름이 2024년 KBO리그를 지배하는 키워드가 될지 관심사다.

◆ 류현진 시련과 영광의 메이저리그 11년, 통산 78승으로 마무리

동산고를 졸업하고 2006년 한화의 2차 1라운드(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류현진은 프로 데뷔 후 1년도 걸리지 않아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우뚝 섰다. 데뷔 시즌이었던 2006년은 말 그대로 ‘괴물’의 탄생을 알린,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가장 강렬한 시즌으로 기억된다. 류현진은 2006년 30경기에 나가 201⅔이닝을 던지며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며 단번에 KBO리그 에이스로 거듭났다. 신인상은 물론, 데뷔 시즌에 KBO리그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2007년에도 30경기에서 211이닝을 소화하며 17승7패 평균자책점 2.94의 빼어난 성적을 거둔 류현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대표팀의 기적적인 전승 금메달을 이끌며 현역 선수들에게는 가장 큰 걸림돌인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이 시기부터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KBO리그 최고 투수인데다 국제 무대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고, 여기에 병역 문제까지 해결되며 조기에 메이저리그에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분주해지기 시작한 시기로 기억된다.

▲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에 꼽히는 선발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 류현진은 한국 메이저리거 역사상 가장 뛰어났던 투수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류현진은 이후 꾸준히 한화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장’의 면모를 선보이며 최고의 자부심을 잃지 않았다. 2010년에는 25경기에서 192⅔이닝을 소화하며 16승4패를 기록했고 꿈의 선발 1점대 평균자책점(1.82)을 찍으며 최고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그리고 2012년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지금이야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 사례가 꽤 쌓였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사례가 없었다. 류현진의 도전은 다들 인정했지만, 그가 좋은 대우를 받으며 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들 확신하지 못했다. KBO리그는 어디까지나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봤을 때는 변방의 무대였기 때문이다. 일본인 투수들의 성공 사례도 KBO리그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려웠던 시기였다. 류현진은 선구자의 몫도 해야 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포스팅 마감시한을 코앞에 두고 LA 다저스와 극적으로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직행의 쾌거를 이뤘다. 당시는 최고 입찰가를 써낸 팀이 선수와 단독으로 협상할 수 있는 포스팅 구조였는데 다저스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웠던 2573만7733달러를 써내며 류현진과 협상에 돌입했다. 당시 포스팅비로 1000만 달러 이상을 생각했던 관계자들이 많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KBO리그 역사를 다시 쓴 대박이었다. 이는 여전히 KBO리그 포스팅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금액으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류현진은 다저스와 개인 협상에서는 6년간 3600만 달러에 합의하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다. 다저스는 포스팅비와 연봉을 포함해 류현진에게 연간 1000만 달러 이상의 거액을 투자한 셈이 됐다. 그리고 그 다저스의 선택은 옳았음이 증명됐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부터 좋은 활약을 하며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했고, 지난해까지 확실한 선발 투수로 활약하며 수많은 영광을 함께 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2013년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라는 사이영 출신 투수들의 뒤에 선 ‘3선발’로 시작한 류현진은 2013년 30경기에서 192⅔이닝을 던지며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의 대활약을 펼쳤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지만 류현진은 보란 듯이 이런 시선을 물리쳤다. 확실한 선발 투수로 인정받는 계기였다. 2014년에도 26경기에서 152이닝을 던지며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로 활약했다.

하지만 시련도 있었다. 2015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 어깨에 통증이 극심해졌고, 결국 어깨 수술을 받으며 장기간 재활에 돌입했다. 상대적으로 의학적으로는 정복이 된 분야로 여겨지는 팔꿈치에 비해 어깨 수술은 투수에게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재기 확률이 떨어진다. 어깨 수술을 받고 이전의 정상적인 경기력을 찾는 사례가 7%도 채 안 된다는 통계 분석이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이제는 서른으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모두가 류현진의 재기를 불투명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섰다. 2016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복귀한 류현진은 2017년 25경기(선발 24경기)에 나가며 재기의 발판을 놨다. 어깨에 이어 팔꿈치 등 여러 부위의 부상이 류현진을 괴롭혔지만 굴하지 않았다. 2018년 15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하며 건강하다면 확실한 투수임을 증명한 류현진은 시즌 뒤 FA 자격을 얻었으나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보상FA선수자격)을 수락하며 FA 재수를 선택했다. 2019년 더 좋은 활약을 한 뒤 FA 시장에서 마지막 대박을 노려보겠다는 심산이었다. 이 또한 적중했다.

▲ 류현진은 2019년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 등 대단한 업적을 남겼다
▲ 류현진은 한국인 투수 역사상 FA 최고액을 모두 가지게 됐다

류현진은 2019년 대한민국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업적을 남겼다. 시즌 초반부터 쾌조의 페이스로 시작한 류현진은 시즌 29경기에서 182⅔이닝을 던지며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의 기념비적인 성적을 남겼다. 당시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하며 타이틀을 손에 넣었고,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당대 최고의 투수였던 제이콥 디그롬(당시 뉴욕 메츠‧현 텍사스)에 이어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MVP 투표에서도 19위에 올랐다.

이 호성적을 바탕으로 FA 시장에서도 대박을 쳤다. 류현진은 당시 에이스가 필요했던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에 계약하며 기량과 가치를 인정받았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필두로 한 야수진의 리빌딩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이제는 달릴 시기를 저울질하던 중이었다. 이를 이끌 에이스가 필요했고, 류현진에게 당시 구단 FA 역사상 투수 최고액을 선사하며 유니폼을 입혔다.

류현진은 2020년 그 기대에 부응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리그가 60경기로 단축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기량에 물이 오른 류현진은 문제가 없었다. 2020년 12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고, 이번에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에 오르는 등 2년 연속 ‘사이영 TOP 3’라는 한국 야구의 기념비를 썼다. 류현진의 최고 전성기로 불리던 시절이고, 당시에는 리그에서도 TOP 3 좌완 중 하나로 뽑혔다.

다만 류현진은 2021년 31경기에서 14승(10패)을 거뒀으나 평균자책점이 4점대(4.37)로 올랐고, 훗날 밝혀지지만 당시부터 팔꿈치 통증에 시달렸다. 그 결과 2022년 6경기에 등판한 뒤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고교 시절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은 적이 있는 류현진의 생애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이었다. 나이가 적지 않은데다 두 번째 수술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컸다. 복귀까지 최대 1년 6개월의 재활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토론토와 4년 계약이 그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샀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재활에 임한 류현진은 2023년 8월 복귀해 11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재기를 알렸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경력은 2023년으로 끝이 났다. 메이저리그 11년, 10시즌을 뛰면서 총 186경기 중 185경기에 선발로 나갔고, 1055⅓이닝을 던지며 78승48패 평균자책점 3.27, 그리고 934탈삼진을 기록했다. 1000이닝 이상을 투구한 현역 메이저리그 선발 중 평균자책점만 따지면 ‘TOP 10’에 들어갈 정도로 빼어난 성적이었다. 비록 부상이 여러 차례 그의 앞길을 가로막기는 했지만, 그래도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경력이었다. 박찬호 이후 끊겼던 코리안 메이저리거 투수들의 명맥을 이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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