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전공의 파업 첫날 큰 혼란 없었지만 환자들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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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파업 첫날인 20일 오전 8시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에 있는 삼성창원병원.
경남도는 해당 병원의 전공의 99명 중 71명(71.5%)이 사의를 표명하고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집계했다.
비뇨기과 진료를 위해 대기 중인 60대 최모 씨는 "파업 초기라 그런지 큰 불편은 없다"면서도 "의사들의 기득권 싸움에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내세우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사태가 장기화해 환자 피해가 늘까 봐 우려스럽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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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의사 300명 중 23% 공백
환자들 "생명 볼모 기득권 싸움"
병원 "가용인력 동원 피해 최소"
전공의 파업 첫날인 20일 오전 8시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에 있는 삼성창원병원. 이른 아침 평소와 같이 외래 진료를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환자들로 북적였다. 이곳은 찾는 내원객은 하루 평균 3000여 명에 달한다.
그러나 입원 치료 중인 환자와 그 보호자를 중심으로 이번 사태가 행여나 진료·수술 일정 등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병원은 775병상을 운영 중이며, 가동률은 80% 수준이다.
규모가 제일 큰 순환기·내분비 내과 등을 포함해 일부 진료과목 전공의들은 전날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날 오전 6시부터 일제히 근무를 멈췄다. 경남도는 해당 병원의 전공의 99명 중 71명(71.5%)이 사의를 표명하고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 병원에서 근무 중인 의사는 약 300명으로, 전공의 비율은 33.3%를 차지한다. 전체 의사 중 23%가량의 공백이 생긴 셈이다. 해당 병원의 전공의 수는 양산부산대병원 163명, 경상국립대병원 146명에 이어 도내 세 번째로 많다.
이런 상황에도 당장 일선 현장에선 큰 혼란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날 흉부외과 등 2건의 수술 일정이 연기되는 데 그쳤다.
하지만 환자들은 노심초사하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본관 지하 1층 혈관조영실 앞에서 만난 50대 박모 씨는 “남편이 심장 부정맥 판정을 받아 오전 8시30분부터 시술을 받기로 했는데 오전 9시가 훌쩍 넘어도 감감무소식”이라며 “파업 영향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정에 차질이 생기진 않을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비뇨기과 진료를 위해 대기 중인 60대 최모 씨는 “파업 초기라 그런지 큰 불편은 없다”면서도 “의사들의 기득권 싸움에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내세우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사태가 장기화해 환자 피해가 늘까 봐 우려스럽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예정대로 수술이 진행된 환자와 그 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신장암 판정을 받은 60대 환자의 보호자는 “다행히 교수님이 직접 수술을 해주시기로 해 무사히 수술을 받았다. 혹시나 파업 사태가 일찍 터져 수술을 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삼성창원병원 측은 파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병원 관계자는 “당분간 진료 공백 발생이 불가피하다”면서도 “교수, 간호사 등 가용인력을 모두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도 마냥 관망 중인 것은 아니다. 경남도는 병원별 결근 현황, 근무 체계 등을 파악한 뒤 전공의 이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삼성창원병원을 포함한 도내 10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478명 가운데 390명(81.6%)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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