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뒤 줄줄이 서던 전공의가…" 빈자리 본 세브란스 환자의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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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교수가 회진 돌 때 전공의들도 따라서 여럿 들어오곤 했는데 최근엔 안 보였어요. 본인들도 공부를 그만두면 손해 아닐까요? 다행히 그 빈자리는 교수와 간호사가 채워주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20일 오전 11시50분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연세암병원에서 만난 50대 여성 A씨는 '전공의 업무 중단 여파'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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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교수가 회진 돌 때 전공의들도 따라서 여럿 들어오곤 했는데 최근엔 안 보였어요. 본인들도 공부를 그만두면 손해 아닐까요? 다행히 그 빈자리는 교수와 간호사가 채워주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20일 오전 11시50분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연세암병원에서 만난 50대 여성 A씨는 '전공의 업무 중단 여파'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A씨는 갑상선암을 앓고 있다.
그는 "저는 다행히 최근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며 "지금의 상황을 보니 운이 참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상황도 이해가 되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기적으로 보인다"고 털어놨다.
이어 "수술받기 위해선 보통 3~4개월 전에 예약하고 기다린다"며 "만약 수술이 취소됐다면 얼마나 섭섭했을까. 실제로 취소된 환자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암 환자 커뮤니티에서는 세브란스 연세암병원 수술 예약이 취소됐다는 글이 공유됐다. 한 보호자는 글을 통해 "내일 수술인데 취소해야 할 것 같다고 한다"며 "연차내서 시간도 비워뒀는데 무엇보다 환자가 불안해한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호소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16일 전공의 공백에 대비해 진료과별로 수술 스케줄 조정을 논의해달라고 공지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 부재로 이달 말까지 예상된 수술 절반 이상이 취소된 상황이다.
정부가 조사한 전국 전공의 업무중단으로 인한 피해 상담 사례는 지난 19일 저녁 6시 기준 34건이다. 수술 취소 5건, 진료 예약 취소 4건, 진료 거절 3건, 입원 지연 2건 등이다.
이날 아침 일찍 세브란스병원 진료를 찾은 환자들도 "진료받으러 왔는데 아무도 없네" "오늘 진료받긴 글렀다"며 발길을 돌렸다. 일부 과에서는 일반진료도 중단됐다.
세브란스 안과병원에는 진료를 위해 대기하는 환자들이 대기 의자를 꽉 채웠다. 세브란스 안과병원은 전날 전공의가 담당하는 일반진료가 중단된다고 공지했다.
실제 진료접수대에도 "현재 의료원 전공의 사직 관련으로 진료 지연과 많은 혼선이 예상된다"며 "특수 처치 혹은 검사가 불가할 경우 진료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안내문이 부착돼있었다.
진료대기실에서 만난 50대 여성 A씨는 전공의 사직서 여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당연히 (검진받지 못할까) 걱정된다"며 "환자를 생각하면 전공의들이 파업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아내의 진료를 위해 안과를 방문한 B(62)씨도 "오늘은 정상적으로 진료를 볼 수 있다지만 다음번 진료가 혹시 밀리거나 취소되진 않을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현재 안과에서 전공의가 보는 일반진료 대상자가 진료를 볼 수 없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안과 진료 전체가 정지됐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직서를 추가로 제출한 전공의에 대해선 파악하고 있다"며 "응급실, 외래진료 등을 최소한으로라도 정상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은 평소의 50% 정도로 축소 운영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전공의들은 정부의 의대생 증원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하기 위해 지난 19일 근무를 중단했다. 세브란스병원 소속 전공의는 600여명으로 병원 전체 의사의 40% 정도다. 정부의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국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의 55%인 6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사직서 제출자의 25%인 1630명이 근무지를 이탈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전공의 근무지 이탈이 많은 병원으로 꼽힌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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