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발 심해지는데…아무도 참석하지 않은 ‘안보 다보스’ 포럼 [필동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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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작심 발언으로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그 전까지만 해도 푸틴은 국제문제에서 미국과 대체로 협력했지만 2007년 MSC를 기점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권위 있는 안보회의이다 보니 2021년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달 뒤 MSC에 가서 동맹 강화와 민주주의 확대 같은 대외 공약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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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16~18일 열린 제 60회 MSC에서는 푸틴이 공격 대신 수세에 몰리며 정반대가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석해 러시아와 전쟁을 위해 서방 지원을 호소하는 가운데 푸틴의 정적(政敵) 알레세이 나발니 죽음이라는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뮌헨에 모인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회담에 앞서 나발니 명복을 비는 묵념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는 각자 푸틴의 독살설을 암시하는 듯한 맹비난을 이어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나발니는 푸틴에 맞섰기 때문에 사형을 선고받은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는 연설을 통해 “푸틴은 표적이 된 사람을 원하면 다 죽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푸틴과 정보당국이 서방 주요 인사들이 모여있는 MSC 기간에 직접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더욱이 내달 대선에서 푸틴 당선이 확실시되는 마당에 MSC에서 푸틴을 성토하며 서구 결집을 공고하게 할 일을 벌이진 않았을 것이다.
MSC는 초기에 나토 회원국 인사들만 대상으로 해서 ‘대서양 횡단 가족모임’으로 불렸다. 이후 소련 붕괴를 계기로 논의 지역과 참여 인사 외연이 넓어졌다. MSC 목표도 이를 반영해 “대서양과 유럽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지리적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역대 외교장관들이 줄곧 참석해왔다. 2017년에는 한반도 특별세션이 처음 열려 북핵 문제가 다뤄지기도 했다. 2020년에는 북한 김선경 외무성 부상이 초청을 받았지만 막판에 코로나19 우려로 불참했다. 강경화 외교장관과의 면담이 예상됐지만 불발됐다. 당시 북한 매체는 강 장관이 MSC에서 각국 인사들과 회담한 것을 두고 “굴종과 치욕을 자초하는 쓸개 빠진 짓”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MSC 홈페이지에 나온 올해 중국과 일본인 참석자는 각각 10명, 5명에 달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북핵 위협이 어느 때보다 거세진 마당에 MSC 무대를 활용하지 못해 아쉽다.
김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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