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년 전 ‘징역형’ 바이든 고조부, 링컨이 사면했다

미국 국립문서보관소 기록 공식 확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19일 백악관 사우스론에 도착한 헬기에서 내려 관저로 이동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고조할아버지가 남북전쟁 중 살인미수죄로 복역하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한테 사면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의 부계 쪽 고조할아버지인 모제스 로비넷이 살인미수죄 등이 인정돼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뒤 링컨 대통령의 사면 결정으로 풀려난 사실이 미국 국립문서보관소 기록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보도했다.

기록을 보면, 남북전쟁 중 북군에서 운송용 말과 노새를 보살피는 수의사로 일하던 로비넷은 1864년 3월 동료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다. 로비넷이 여자 조리사에게 자신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엿들은 존 알렉산더가 해명을 요구한 게 다툼으로 이어졌고, 로비넷은 작은 흉기를 휘둘러 상대에게 여러 개의 상처를 입혔다. 로비넷은 군사재판 최후진술에서 “내 행위는 모두 정당방위에 해당하며, 나는 알렉산더에게 그 전이든 후든 악의를 지니지 않았다. 그가 나를 움켜잡았는데, 만약 내가 가진 수단을 쓰지 않았다면 나는 크게 다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당방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로비넷은 유죄 판결 뒤 플로리다주 남단 근처 섬의 요새에 수감됐다.

이후 그를 아는 장교 3명이 로비넷은 헌신적인 연방 지지자로, 순간적으로 흥분해 자기보다 힘이 세고 몸집도 훨씬 큰 알렉산더를 다치게 했을 뿐인데 중노동을 부과하는 징역형 선고는 지나치다며 사면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이들은 또 로비넷이 전쟁 중 아내를 잃었다며, 그의 아들딸들을 봐서라도 용서해달라고 요청했다. 서한은 로비넷이 살았던 웨스트버지니아주 출신 상원의원을 거쳐 링컨 대통령 쪽에 전달됐다. 링컨 대통령은 재판 기록을 검토한 뒤 그해 9월 잔형을 면제해주는 사면을 결정했다.

가족 품으로 돌아간 로비넷은 메릴랜드주에서 농사를 지으며 1903년까지 생존했다. 정치인으로서 통상적으로는 조 바이든이라는 짧은 이름을 쓰는 바이든 대통령의 본래 이름은 조지프 로비넷 바이든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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