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남은 임상강사·전임의마저···“현재 상황에선 의업 이어갈 수 없어”

민서영 기자 2024. 2. 2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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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핵심인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4.02.20 권도현 기자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을 대신해 진료현장을 메우고 있는 임상강사·전임의(펠로우)들이 “우리도 이대로라면 의업을 이어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마저 병원을 떠날 경우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다.

임상강사·전임의 및 예비 임상강사·전임의 일동은 20일 ‘정부 의료정책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의료 정책을 발표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은 현재 낮은 필수의료 수가 및 비정상적인 심평원 심사 기준 진료 등 의료계의 현실과 고령화 및 저출산으로 야기될 앞으로의 대한민국 보건현실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로도 수련 병원에 남아 더 나은 임상의와 연구자로서의 소양을 쌓고자 했으나, 의료 정책에 대한 진심어린 제언이 모두 묵살되고 국민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매도되는 현재 상황에서는 의업을 이어갈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복지부에게 의료인에 대한 협박과 탄압을 중단하고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보건 정책을 위한 의사들과의 진정한 소통을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입장문에는 서울 빅5(서울대·세브란스·서울성모·서울아산·삼성서울병원) 병원을 포함한 전국 82개 수련병원 전임의들이 동참했다.

전임의는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를 취득한 후 병원에 남아 세부 전공을 배우는 의사들이다. 이들은 교수, 간호사들과 함께 전공의가 떠난 자리를 메우고 있다. 구체적인 진료중단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들마저 의료 현장을 떠날 경우 최악의 진료차질을 맞을 수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19일 오후 11시까지 전체 전공의의 55% 수준인 6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울 빅5 병원의 전공의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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