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첫날 병원 '한산'…"암 수술도 못하고 퇴원하라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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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 휴진이 시작된 20일 '빅5'(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로 불리는 서울 주요 대학병원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울 아산병원에서 만난 30대 남성 원 모 씨는 "수술 전날 퇴원하라고 하더라. 화가 나 보건복지부에 신고하려다 참았다"며 울분을 토했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환자 이송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김 모 씨는 "하루에 140~150건 이상 수술이 이뤄졌는데 오늘은 50건도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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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건수 3분의 1토막…진료 불가·환자 이송 지연 사례도 속출
(서울=뉴스1) 이기범 서상혁 박혜연 김민수 임윤지 장성희 기자 = 전공의 집단 휴진이 시작된 20일 '빅5'(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로 불리는 서울 주요 대학병원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파업 소식에 환자들이 쏠렸던 전날과 대조되는 풍경이다. 전공의 파업에 대비해 수술 및 진료, 입원 일정 등을 조정한 영향으로 보인다.
한산한 병원 풍경과 달리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수술 및 진료 축소로 환자들은 "수술도 못하고 퇴원하게 됐다"며 울분을 토했다.
◇한산한 병원…"수술 전날 퇴원하라고 통보"
"평소 이 시간대면 채혈실 의자에 환자들이 빽빽하게 앉아 있었는데 5명 밖에 없네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만난 한 자원봉사자는 "파업 영향으로 환자가 줄어든 거 같다"며 한산한 병원 분위기를 전했다.
성모병원을 찾은 50대 여성 김 모 씨는 "정상적으로 진료를 접수했고, 혼란이 있을 것 같았는데 조용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술이 취소되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겨가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었다.
서울 아산병원에서 만난 30대 남성 원 모 씨는 "수술 전날 퇴원하라고 하더라. 화가 나 보건복지부에 신고하려다 참았다"며 울분을 토했다.
원 씨 어머니는 간암 수술을 위해 부산에서 올라와 지난 18일 입원했다. 하지만 20일 시작된 전공의 파업 여파로 지난 19일 수술 취소를 통보받았다.
원 씨는 "갑자기 어제 수술을 취소하면서 한 달 뒤 외래 진료를 받고 수술 날짜를 잡자고 했다"며 "당장 오늘 수술하면 깔끔히 끝나는 일인데 또 한 달 경과를 봐야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수술 건수 3분의 1토막…환자 이송 지연"
전공의 이탈 여파로 수술은 절반 이상 줄었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환자 이송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김 모 씨는 "하루에 140~150건 이상 수술이 이뤄졌는데 오늘은 50건도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병원 관계자들도 "확실히 전날보다 수술이 줄어든 게 체감될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밤새 병원에 있었다는 보호자 서 모 씨는 "전날 밤에 주치의가 와서 '파업에 동참해야 해서 당분간 못 뵐 것 같다'고 인사해 왔다"며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 1~2명도 퇴원했고 병동 건물이 어제보다 조용한 편"이라고 말했다.
아산병원의 한 전문의는 "응급을 제외하고 전체적인 수술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공의 선생들이 빠져 교수들이 돌아가며 당직을 서고 있다"고 말했다. 아산병원 전체 의사 중 전공의의 비율은 34.5%에 달한다.
삼성서울병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응급구조대원 남성 A 씨는 "응급실 침상이 아직 있어 병원에서 응급환자를 받아주긴 하는데 응급실 안에 다 간호사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방병원에서 이송해야 하는 환자는 차량에 인턴 1명이 같이 타야 하는데 의사가 없어서 문제"라며 "결국 환자 이송은 계속 지연될 텐데 어떡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진료가 불가능한 과도 있었다. 이날 세브란스병원은 안과 접수대 앞에 "진료 지연 및 많은 혼선이 예상된다"며 "특수 처치 및 검사가 불가한 경우 진료가 어려울 수 있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병원 관계자는 "전공의가 담당하는 검사가 불가해서 이같이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목동병원도 안과 진료가 불가했다. 병원 원무과 직원은 "전공의들이 빠지면서 안과 일반 진료가 일주일간 막혔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전날 오후 11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이들 병원 소속 전공의 55% 수준인 6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중 1630명이 근무지를 이탈했다고 밝혔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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