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다른 병원 가야 할 수도"…흐려진 'Respect For Life'

전북CBS 김대한 기자 2024. 2. 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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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선생님 한 분시간 오래 걸릴 것."

전북대병원 응급센터 관계자 A씨는 "의료 파업으로 의사 선생님이 한 분밖에 안 계신 상황이다"며 "진료 등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고 경고했다.

전북특별자치도청 등에 따르면 전북 지역의 수련병원에서 일하는 전공의 약 85%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안내문엔 '진료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개별 병원의 문제가 아닌 전체적인 문제임을 이해해달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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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병원 등 도내 전공의 '사직서 제출'
85% 추산…진료 차질 현실화
전북대병원 본관. 김대한 기자


"의사 선생님 한 분…시간 오래 걸릴 것."

진료 차질은 실제 상황이 됐다. 전공의가 빠져버린 응급센터에 남은 '의사 선생님'은 한 분이다.

구급차는 쉴 새 없이 쏟아지지만, '외톨이' 의사 선생님 한 분으론 이들의 응급 진료나 수술은 기약할 수 없게 됐다.

20일 전북대학교병원 응급센터와 전북대학교병원을 찾았다. 이날은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 그리고 전주예수병원 전공의 총 342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근무 중단을 예고한 엄중한 날이다.

본관 입구부터 'Respect For Life(생명 존중)'라는 문구가 흐릿하게 보였다.

하지만 문구가 무색하게 일부 의사들은 의료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전북대학교병원 응급센터의 경우 한 분의 '의사 선생님'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해당 응급센터는 기존 하루 4타임으로 나눠 운영됐다. 전문의 1~2명과 전공의 2~3명이 함께 유동적으로 자리를 지키던 이곳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단 한 명만이 남아있다.

전북대병원 응급센터 관계자 A씨는 "의료 파업으로 의사 선생님이 한 분밖에 안 계신 상황이다"며 "진료 등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야기를 마치고 나오자 곧바로 사설구급차와 소방구급차가 각각 한 대씩 연이어 들어왔다. 헝클어진 머리를 부여잡는 환자 한 명은 베드에 누워 빠르게 센터로 진입했지만, 그에 대한 진료가 순조롭게 진행되긴 어려울 것으로 짐작됐다.

전북대병원 본관 앞 안내문. 김대한 기자


전북대병원 내 다른 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진료 차질은 불가피했다.

번호표에는 대기 인원 15명이 적시됐다. 진료를 기다리던 B씨는 "호흡기 문제로 이곳에 왔고, 그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며 "뉴스처럼 진료가 늦어질지 걱정된다"고 마스크를 고쳐 맸다.

한 원무과 관계자는 "지금 의료 파업 중으로 병상이 없을 경우 다른 병원으로 안내가 될 수도 있다"고 환자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전북특별자치도청 등에 따르면 전북 지역의 수련병원에서 일하는 전공의 약 85%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직서 제출 없이 현장을 지키는 인원은 15%로 유추할 수 있다.

병원은 곳곳에 양해를 구한다는 안내문을 붙였다. 안내문엔 '진료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개별 병원의 문제가 아닌 전체적인 문제임을 이해해달라'고 적혀있다. 병원 내 커피전문점에선 "3년찬데 일이 늘 것 같다"는 한 전공의의 하소연도 나지막히 들려왔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빠진 자리엔 교수님(전문의)들이 좀 더 뛰고 있는 것 같다"며 "정확한 근무 중단 집계 현황은 오후쯤 발표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 모습. 김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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