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병원 전공의 1630명 진료 현장 떠났다(종합)

김명지 기자 2024. 2. 2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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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국 주요 수련병원 100곳을 점검한 결과,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사직서를 낸 전공의가 6415명으로 집계됐고, 출근을 하지 않은 전공의도 1630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별 집계는 나오지 않았으나 출근을 하지 않는 전공의 대다수가 세브란스병원과 성모병원 소속이라고 복지부는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612명 가운데 사직서를 내지 않고 근무 중인 전공의가 10여 명인데, 이들의 신상털기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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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밤 11시 집계 기준
세브란스 서울성모 전공의 902명
세브란스병원 수술 연기에 외래진료 차질
의사들 진료 현장 남은 의사에 댓글 테러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근무 중단을 선언한 전공의 대표들이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국 주요 수련병원 100곳을 점검한 결과,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사직서를 낸 전공의가 6415명으로 집계됐고, 출근을 하지 않은 전공의도 1630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별 집계는 나오지 않았으나 출근을 하지 않는 전공의 대다수가 세브란스병원과 성모병원 소속이라고 복지부는 밝혔다. 이들 병원에는 의료 대란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0일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하고 “세브란스병원과 성모병원이 상대적으로 집단행동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 기준 전국 100개 병원 6415명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1630명이 근무지를 이탈했다. 전국 수련병원은 모두 221곳인데, 상위 100곳의 전공의가 전체의 95%를 차지한다. 복지부가 현장 점검을 실시한 세브란스병원(서울, 강남 원주) 등 10개 수련병원 현장 점검에서는 1091명이 사직서를 냈고, 737명이 출근하지 않았다. 이들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는 1630명이다.

박 차관은 이에 대해 “어떤 병원은 거의 98%가 사직서를 냈는데, 어떤 곳은 저조했다”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서울 빅5 병원 전공의는 모두 2745명인데, 세브란스와 서울성모병원 전공의가 모두 902명이다. 이들 대부분이 근무지를 이탈했다면 계산이 얼추 맞는다. 문제는 특정 병원의 전공의 이탈이 심하면, 해당 병원 진료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전공의 사직으로 하루 200건이 넘는 수술 일정을 절반으로 줄였고, 외래진료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는 이날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상담 사례도 발표했다. 19일 오후 6시 기준 접수된 피해 상담 사례는 34건 있었고 수술 취소가 25건에 달했다. 박 차관은 “1년 전부터 예약된 자녀의 수술을 위해 보호자가 회사도 휴직하였으나, 갑작스럽게 입원이 지연된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세브란스와 서울성모를 제외한 병원 별 집단행동 현황에 대한 질문에는 “병원 별 이 숫자가 공개되면 전공의 단체 내부적으로 비판이 있을 것 같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세부 자료가 공개되면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와 병원이 공개되면서, 내부 억압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이다.

박 차관의 말처럼 의사 커뮤니티에서는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진료 현장에 남아있는 전공의를 마녀 사냥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612명 가운데 사직서를 내지 않고 근무 중인 전공의가 10여 명인데, 이들의 신상털기도 등장했다.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전문 군의관 가운데, 세브란스병원에서 위탁 교육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이 물을 흐린다는 식이다.

이대서울병원 혈액내과의 김대영 교수는 지난 18일 유튜브에 ‘이대서울병원은 전공의 없이 전문의가 모든 진료를 담당하니, 환우분들은 걱정하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가 댓글 테러를 당했다. 김 교수는 “의사 파업에 어떤 의미를 담은 것도 아니고, 다른 병원에서 정상적 진료를 못받는 환자들에게 진료에 참고하려고 올린 글이었다”라며 “격려의 댓글도 많이 받았지만, 참을 수 없는 비아냥과 경멸 인격 모독에 가까운 댓글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 대규모 의료 파업으로 환자들이 고통 받고 곤란을 겪었고, 정부는 의료계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며 “국민들도 초진을 통해 경증으로 나타난 경우 빅5 병원을 갈 것이 아니라 동네 병원을 가급적 이용해 달라. 그것이 우리가 지금 집단행동 이것을 버텨나가는 데 매우 중요한 그런 요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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