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명 투표 후유증…인니 선거관리원 71명 ‘과로사’
지난 1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규모 일일 선거를 치른 인도네시아에서 19일까지 선거관리원 71명이 과로로 사망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총선거관리위원회는 자카르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14일 선거 진행을 도운 후 과로로 인해 18일까지 약 4000명이 병을 얻고 7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약 3억명으로, 이중 2억명 넘는 유권자가 지난 14일 치러진 대선과 총선 그리고 지방선거에서 투표에 나섰다. 인구가 많고 국토가 넓은 다른 국가들 중 투표 기간이 한 달인 곳도 있는 반면, 인도네시아는 14일 하루 6시간 동안 전국 80만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선거관리원이 약 500만명 동원돼 수천개 섬으로 투표 용지를 나르고, 투표소를 운영하고, 투표 종료 후 투표용지를 수동으로 개표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이는 약 24시간 동안 집약적이고 빠르게 이뤄지는 작업이기 때문에 피로가 누적돼 사망에까지 이른 것으로 보인다.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등록된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3개 지역에서 선거관리원 사망건수도 가장 많이 보고됐다.
안타라통신을 통해 알려진 사례를 보면, 한 38세 선거관리원은 투표 종료 약 10시간 후 야간 개표 도중 투표소에서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 그는 전날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집으로 돌아갔다가 개표를 위해 투표소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선거관리원(50)은 동료들에게 “몸이 좋지 않다”고 말한 뒤 일찍 집으로 돌아갔으나 도착하자마자 의식을 잃고 추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앞선 2019년 선거에서는 선거관리원 약 900명이 사망하고 5000명 이상이 병에 걸렸다. 사망자 대부분은 50세 이상이었으며 당뇨, 고혈압 등의 기저 질환을 가진 이들이었다.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는 선거관리원의 연령을 56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건강 검진을 의무화했으나 이번에도 참사를 면치 못했다.
선거관리원은 한달치 근무의 대가로 110만루피아(약 9만5000원)를 받는다고 자카르타포스트는 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사망자의 가족에게 위로금 3600만루피아(약 308만원)과 장례비 1000만루피아(약 86만원)를 지급할 예정이다.
하노이 | 김서영 순회특파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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