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인사 태풍' 속 잠잠한 모빌리티·페이…'단 둘만 연임' 성공할까
카카오 계열사 대표 교체 작업 막바지
류긍선 모빌리티 대표·신원근 페이 대표 연임 가능성↑
[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가 본사와 계열사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인적 쇄신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미 주요 계열사 여러 곳의 대표이사(CEO)가 교체된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페이 대표의 연임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주요 계열사 대표 77명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임기가 만료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으로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을 향한 사법리스크가 대두된 가운데, 순차적으로 대표이사 교체에 나서왔다.
인사 개편의 시발점은 본사였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13일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차기 단독 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정 내정자는 현재 공식 취임을 앞두고 쇄신 태스크포스(TF)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약 1달동안 1000명의 직원과 직접 만나 현안을 챙기는 '크루톡'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벤처스를 이끌고 있던 정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내정되며, 공석은 김기준 카카오벤처스 부사장이 채우게 됐다.
인적 쇄신 작업은 이후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의혹과 계열사 고가 인수 논란에 휘말린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옮겨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19일 현재 김성수·이진수 공동대표의 뒤를 이어 권기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장윤중 글로벌전략책임자(GSO)를 신임 공동 대표로 내정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지난 6일 조계현 대표의 뒤를 이어 한상우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정신아 대표를 시작으로 차기 카카오 공동체 대표직을 맡은 이들은 모두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의 표결을 거쳐, 정식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를 향한 차기 대표 물색 작업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오는 3월 임기 만료 예정인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의 거취를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가 대표 교체 작업을 '인적쇄신'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류 대표와 신 대표 역시 교체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가맹 택시에만 호출(콜)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공정위를 거쳐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 상장이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2021년 12월 류영준 당시 대표 등과 함께 대량의 스톡옵션을 행사해 투자자들의 공분을 산 일이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류 대표와 신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류 대표의 경우,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과 비가맹 택시 차별 이슈 등의 문제를 꾸준히 다뤄온 경험이 있다. 특히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택시업계의 특성상 소통 책임자가 중도에 변경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류 대표를 주축으로 한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계와의 상생안 도출에 성공한 만큼, 해당 이슈가 정리되기 전까지는 류 대표의 잔류가 예상된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역시 2022년부터 류영준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카카오페이를 이끌어 오고 있다. 그는 당시 '도덕적 해이'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하는 한편, 스톡옵션 행사로 얻은 수익을 모두 회사 주식을 매입하는 데 사용했다. 또한 대표직에 있는 한 보유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상장사인 카카오페이의 특성상,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대표 교체를 발표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카카오 그룹의 쇄신 작업을 실시하고 있는 외부 준법감시 조직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과 카카오 경영진과의 정식 상견례 자리에 정신아 대표 내정자와 류긍선 대표, 신원근 대표가 함께 참석한 것 역시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이미 카카오 그룹 차원의 계열사 대표 교체 작업을 실시한 가운데, (임기 만료를 앞둔) 류 대표와 신 대표만 준신위 위원들과 만남을 가졌다는 것은 이들의 교체보다는 연임으로 방향이 잡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특히 모빌리티와 페이 모두 위기 속에 연속성을 갖고 방향을 설정할 인물이 필요한 만큼, 대표이사 교체보다는 연임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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