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모욕' 일반인은 벌금형, 국회의원은 무기한 수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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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가 접수하신 명예훼손 등 고소 사건에 대해 법리검토 등 계속 기록 검토 중에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이달 초 서울 영등포경찰서로부터 이 같은 문자를 받았다.
'천안함 막말 논란'으로 고소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과 장경태 민주당 의원 등에 대한 경찰 수사가 하릴없이 길어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권 수석대변인과 장 의원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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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들 다 죽이고 무슨 낯짝으로..." 막말 논란
지난해 6월 경찰 수사 들어갔지만
총선 전까지 검찰로 넘어가지도 못해
[중간 통지] '귀하가 접수하신 명예훼손 등 고소 사건에 대해 법리검토 등 계속 기록 검토 중에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이달 초 서울 영등포경찰서로부터 이 같은 문자를 받았다. '천안함 막말 논란'으로 고소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과 장경태 민주당 의원 등에 대한 경찰 수사가 하릴없이 길어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반면 함께 고소된 네티즌들은 법원에서 벌금형까지 선고받았다.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경찰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며 수사를 지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권 수석대변인과 장 의원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수사 중이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른바 '천안함 막말 논란'을 일으킨 혐의로, 장 의원은 권 의원의 발언을 비호한 혐의로 각각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민주당은 작년 6월 5일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혁신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이 이사장이 과거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천안함에 관련한 음모론을 제기한 사실이 드러나자 최 전 함장은 공개적으로 민주당 측에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날 권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무슨 낯짝으로 그런 말을 하느냐"며 "부하를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고 최 전 함장을 비난했다. 장 의원 역시 이튿날 라디오에 출연해 "군인이라면 경계 실패에 대한 책임감도 있다"며 "지휘관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길 바란다"며 권 수석대변인의 발언을 옹호했다. 이 발언으로 국민적 공분이 일자 권 수석대변인은 같은 달 7일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최 전 함장을 비롯한 천안함 생존지회와 유족회는 같은 달 16일 권 수석대변인을, 다음 달 5일 장 의원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최 전 함장에게 '개X' 등 악성 댓글을 남긴 200여명의 네티즌도 함께 경찰에 넘겨졌다.
문제는 두 의원에 대한 수사가 해를 넘겨서도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은 수사 내용을 종합해 검찰 송치 여부를 결정하고, 검찰은 이 내용을 바탕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일차적인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재판으로 넘어가지도 못하는 것이다.
최 전 함장에게 원색적인 악플을 남겼던 네티즌들이 최근 약식으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까지 선고된 것과는 대조된다. 최 전 함장은 "동시기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일반인들은 벌써 판결까지 나왔는데 국회의원 2인에 대한 수사 결과만 지금까지 늦춰지고 있다"며 "공천을 앞두고 국회의원 뒤 봐주기 아니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21대 국회 소속인 두 의원은 올해 5월 임기가 만료된다. 국회의원은 일반 형사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명예훼손·모욕죄는 모두 징역형을 포함한다. 당장 검찰로 송치돼 재판받더라도 총선 전까지 1심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법조계에선 권 수석대변인의 발언을 두고 유죄가 인정될 확률이 높다고 평가한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공개적으로 구체적인 사실이나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가 훼손돼야 한다. 모욕죄 역시 공개적으로 대상을 특정해 모욕적인 가치 판단을 표출하는 경우를 말한다. 한 형사 변호사는 "단정적인 발언임을 고려하면 유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적인 사건보다 늘어진다고 느낄 수 있다"면서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할 방침"이라 해명했다.
이민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다 보니 경찰 측에서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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