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입원 막히고 수술연기 날벼락… “환자 떠난 의사 자격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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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병상이 포화 상태로 진료가 불가능합니다."
20일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 사직서를 내고 병원에 출근하지 않은 첫날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1층 응급의료센터와 소아전문응급센터엔 심정지 환자 등을 제외한 응급 환자는 받을 수 없다는 안내문이 나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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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의료진 부족해 파행
삼성서울, 수술 30% 미뤄져
제주서 온 대장암 진단 여성
수술 이틀전에 “무기한 연기”
추후일정 안잡힌 채 대혼란
치료 급한 시민들만 발동동
김규태·조율·전수한·노지운 기자, 대전=김창희 기자, 전국종합
“응급실 병상이 포화 상태로 진료가 불가능합니다.”
20일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 사직서를 내고 병원에 출근하지 않은 첫날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1층 응급의료센터와 소아전문응급센터엔 심정지 환자 등을 제외한 응급 환자는 받을 수 없다는 안내문이 나붙었다. 전날 응급실에 입원한 가족을 돌보던 A 씨는 “어젯밤 병원 측에서 전공의 파업으로 응급실 일손이 부족하다며 퇴원해달라고 해서 급하게 다른 병원을 알아보는 중”이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 병원은 업무 시작 한 시간 전인 오전 7시 30분부터 진료 파행을 우려한 환자들로 내부가 가득 찼다.
이날 ‘빅5 병원’(서울아산·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한 100여 개 전국 병원 소속 전공의 수천 명이 일제히 출근하지 않으면서 수술이 줄줄이 연기·취소되고 응급실 업무가 마비되는 ‘의료 대란’이 현실화됐다.
B 씨는 제주도에 거주 중인 60대 노모가 대장암 진단을 받고 전날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용종 제거 수술을 받기로 했다가 일방 취소됐다며 걱정했다. B 씨는 “17일 제주공항을 가는 길에 담당 교수님이 수술을 미루자는 얘기를 했다”면서 “추후 일정이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어 더욱 걱정이다. 의료 파업이 내 얘기가 될 줄 몰랐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수술의 30%가 일정이 연기됐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가 이날 오전 수술 취소 등 피해 사례를 확인한 결과 총 16건이 접수됐다. 김성주 협의회 회장은 “대부분은 암 환자들의 수술 지연이고 일정은 무기한 연기로 통보받았다는 걸 확인했다”며 “환자들이 병원에 어떠한 대안을 요구할 수 없다는 게 참담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이날 국립암센터 채혈실은 업무 개시 30분 전인 오전 6시 30분부터 60여 개 대기석이 모두 들어찼다. 경기 고양에서 온 위암 환자 계모(61) 씨는 “병원 파업한다고 말이 많고 뒤숭숭해서 혹시 몰라 일찍 왔다”며 “제시간에 외래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폐암 투병 중인 노모를 돌보고 있는 한모(45) 씨는 “전공의 파업 문제로 어제부터 회진도 전공의 없이 교수들만 돌고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 612명 중 600여 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알려진 세브란스병원에선 암센터 외래 약물 치료실 등 비교적 간단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환자들이 몰리고 있었다. 전날 오후에는 전공의 부재 영향으로 수혈, 처치 등 시술에만 3∼5시간이 걸렸다. 폐암 말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이건주 한국폐암환우회장은 “의사들은 근본적으로 환자들을 떠나면 의사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환자들을 볼모로 잡는 행위가 이렇게 반복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방 주요 병원 운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전공의 319명 중 70%가량인 224명이 전날 사직서를 냈고 이날 오전 상당수가 출근하지 않고 있다. 조선대병원에선 사직서를 제출한 108명 전원이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대병원 본원에선 전공의 전체 193명 중 179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칠곡경북대병원에서도 전공의 전체 87명 중 81명이 사직서를 냈다. 부산대, 인제대, 고신대, 동아대 병원 등 부산 주요 4대 병원 전공의 740여 명 중 70%가량이 사표를 냈다. 경남에서는 양산부산대병원 등 10개 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 478명 중 390명(81.6%)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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