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 10명 중 2명 엽산 결핍 상태…젊은 남성 우울증 주의보”

김명지 기자 2024. 2.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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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대 청소년과 20대 남성 10명 중 2명은 몸 속 엽산이 심하게 부족한 상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용성 비타민B의 일종인 엽산은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영양소가 부족하면 빈혈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나아가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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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연구원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
엽산 결핍은 우울증 위험 높여
일러스트=정다운

한국 10대 청소년과 20대 남성 10명 중 2명은 몸 속 엽산이 심하게 부족한 상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용성 비타민B의 일종인 엽산은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영양소가 부족하면 빈혈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나아가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2013-2015)′자료를 활용해 10세 이상 8016명의 혈중 엽산(B9), 비타민B12 및 호모시스테인 농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5.1%가 결핍, 국민 31%는 경계 결핍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엽산은 태아 성장 발달을 위해 임신 전 및 임신·수유기 여성의 필수 영양소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엽산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을 만드는 것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엽산이 부족하면 우울증 위험을 높이고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위험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

비타민 B12는 세포분열과 신경계 기능에 역할을 한다. 비타민B는 붉은색 고기, 통곡물, 소간, 시금치처럼 색이 짙은 잎사귀 야채에 많다. 호모시스테인은 비타민 B 결핍으로 생기는데, 이 농도가 높아지면 혈전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엽산의 경우 혈산 엽산 농도가 6.8 nmol/L 미만이면 결핍, 6.8~13.4 nmol/L 사이면 경계 결핍으로 분류한다. B12는 148 pmol/L 미만은 결핍, 148-221 pmol/L 미만은 경계 결핍으로 본다.

질병관리청 제공

연령별로는 10대와 20대의 약 13%가 결핍, 45% 이상이 경계 결핍으로 나타났다. 여성보다는 남성의 엽상 결핍 비율이 높았다. 10대 남성의 60% 이상, 20대 남자은 70% 이상에서 혈중 엽산 농도가 적정 수준 미달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10대 남성 16.8.%가 결핍, 경계 결핍은 46.6%, 20대 남자은 19.3%가 결핍, 52.1%는 경계 결핍으로 집계됐다. 비타민B 부족으로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높아진 상태인 고호모시스테인혈증 비율은 남성 11.8%, 여성 1.6%로 남성이 훨씬 높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간한 ‘생활 속 질병·진료행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우울증 진료 환자는 100만32명인데, 진료 환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19만4200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16만4942명, 60대 14만9365명, 40대 14만6842명 순이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지난 2016년부터 식품의 엽산 함량 데이터베이스(DB)를 자체적으로 구축하여 엽산 섭취량을 산출하고 있다. 엽산 섭취량은 2016년 이후 줄어드는 추세인데, 지난 2022년 기준 엽산 1일 평균 섭취량은 280 ㎍ DFE로 권장섭취량 대비 76.6% 수준이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의 예방 ‧ 관리를 위해 혈중 엽산 상태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젊은 연령층에서 엽산 결핍이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조사하고 결핍 수준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지 청장은 “질병청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우리 국민의 건강 및 영양 수준을 파악하고, 조사 자료 기반의 건강증진 및 만성질환 관련 연구를 지속 수행하여 건강정책 마련의 근거를 생산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공중보건 분야 국제학술지 ‘역학과 건강(Epidemiology and Health)’ 46권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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