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중에도 두려움에 떨어”…보복 범죄 4년새 57%↑
협박 83%·폭행 44%↑…최근 5년 살인 12건
김은희 국민의힘 의원, ‘범죄피해자 보호3법’ 발의
접근금지 기간 재판 종료 시까지 연장 등 내용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매년 보복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실질적인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신당역 살인사건’과 같이 재판 중에도 피해자들이 언제 보복당할지 몰라 두려움에 떨고 있는 만큼 피해자 중심에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20일 김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보복 범죄는 총 1715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보복 범죄는 2018년 268건에서 2022년 421건으로 57% 증가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보복 협박이 2018년 116건에서 2022년 212건으로 83% 늘었고, 보복 폭행이 같은 기간 61건에서 88건으로 44% 증가했다. 아울러 보복 상해도 30건에서 38건으로 27% 늘었다. 보복 살인의 경우 2018년 1건, 2019년 2건, 2020~2022년 3건씩 발생했다.
보복범죄는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해 고소·고발 등 수사단서의 제공, 진술, 증언 또는 자료제출에 대한 보복의 목적으로 살인, 상해, 폭행, 협박, 체포·감금 등의 죄를 범한 경우를 말한다.
‘신당역 살인 사건’이 대표적 보복범죄로 꼽힌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범 전주환은 A씨를 스토킹해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 해당 재판에서 징역 9년을 구형받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 전주환은 보복살인 혐의 등을 받고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최종 확정됐다.
실제 보복 범죄 증가와 함께 성폭력 범죄도 2018년 3만1396건에서 2022년 4만515건으로 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디지털 성범죄 역시 8278건이었던 2018년에 비해 2022년에는 129%나 증가한 1만9028건으로 조사됐다.
스토킹 범죄(스토킹처벌법 시행 2021년 10일 21일) 발생건수의 경우 2022년에 1만547건이나 발생했다.
이렇듯 스토킹 범죄를 비롯한 살인, 강간 등 흉악 범죄로 귀결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보복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김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이른바 ‘범죄 피해자 보호 3법’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 1월 등원 후 제1호 법안이다.
‘범죄 피해자 보호 3법’은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법’과 ‘스토킹범죄 처벌법’ 그리고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신상정보법’ 등의 개정안으로 각각 이뤄졌다.
우선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법’ 개정안에는 가해자가 피해자 거주지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하고, 특히 가해자 출소 후 피해자 거주지역에 전입신고할 경우 피해자에게 즉시 알리도록 했다.
또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의 접근금지 기간을 현행 9개월에서 재판 종료시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관련 전문가와 피해자의 의견을 ‘스토킹범죄 처벌법’ 개정안에 담았다.
아울러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신상정보법’ 개정안을 통해 칼이나 도끼, 톱 등 흉악범죄 발생 우려가 있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를 이용한 스토킹 범죄자는 신상 공개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김은희 의원은 “만약 ‘신당역 살인사건’에서 가해자에게 구속영장이 제대로 발부됐다면, 피해자와 가해자가 제대로 분리됐다면 이러한 끔찍한 비극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시 우리 모두 분노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와 사회에 대책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범죄 피해자 보호 3법’은 지난 1월 등원 이후 단 하루도 쉴 새 없이 사회적 폭력의 희생자,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대책을 고민해 온 결과물”이라며 “피해자들의 곁에 서서 목소리를 경청하고 공감하면서 피해자 중심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실질적인 법적, 제도적 방치를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김은희 의원은 후속 법안으로 ‘체육인 인권보호 3법’과 ‘범죄 가해자 처벌 3법’ 그리고 저출생 극복을 위한 ‘모자보건법’ 등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계획이다.
박정수 (ppj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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