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J ‘이, 팔 점령 적법성’ 재판… 美는 첫 ‘휴전 결의안’

황혜진 기자 2024. 2. 2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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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산하 국제사법재판소(ICJ)가 19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역 점령에 대한 적법성을 판단하는 재판을 시작했다.

리야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장관은 이날 재판에 참석해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을 즉각적이고 조건 없이 완전히 종식하는 것이 국제법에 부합한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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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개시… 6개월뒤 최종 판결
불법 결론땐 전쟁강행 부담 커져
美, 안보리 결의안 초안 마련
이스라엘에 압력 의지 내비쳐
사진찍는 이軍… 가자 사망자는 2만9000명 넘어 이스라엘 여군들이 19일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 사망자가 2만909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유엔 산하 국제사법재판소(ICJ)가 19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역 점령에 대한 적법성을 판단하는 재판을 시작했다.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에 이어 이스라엘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은 이날 개전 이후 처음으로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마련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ICJ는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1967년 이후 57년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이 적법한지 가리기 위한 첫 번째 심리를 열었다. 이번 재판은 지난 2022년 12월 유엔이 가자지구·요르단강 서안지구·동예루살렘 등을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데 대해 적법한지 ICJ의 조언을 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다. 리야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장관은 이날 재판에 참석해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을 즉각적이고 조건 없이 완전히 종식하는 것이 국제법에 부합한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재판에 불참한 이스라엘은 외교부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양자 간에 직접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할 갈등을 과격하고 비뚤어진 얘기를 채택할 가능성이 큰 일방적이고 부적절한 법적 절차로 몰아갔다”고 비판했다.

15명의 국제 재판관은 이날 팔레스타인을 시작으로 26일까지 50개가 넘는 재판 참여국의 의견을 청취한다. 재판부 최종 판결은 약 6개월 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재판의 판결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불법 점령’ 판결 시 국제사회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전쟁 강행을 주장 중인 이스라엘의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미국도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CNN 등은 이날 미국이 이스라엘·하마스 간 임시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 반대를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휴전’을 명시적으로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지난 두 차례 안보리 표결에서 휴전 요구가 담긴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해 채택을 무산시킨 바 있다. 미국의 결의안 초안은 20일 알제리 결의안에 대한 표결 이후 비공개로 논의될 예정이다. 가디언은 “미국 결의안 초안은 미국이 양자(이스라엘·하마스) 메시지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안보리 통과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이스라엘은 라마단(금식성월)까지 인질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라파에 대한 지상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주이스라엘 브라질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전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에 빗대 비판한 자신을 이스라엘 정부가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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