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 첫날 "백혈병 딸 검사는…부모 입장서 지옥"
"아픈 자식 치료 못 받음 지옥…장기화 안 돼"
"5살 아들 희귀병 앓는데…응급실 수소문 중"
복지부, 근무지 이탈 전공의에 업무개시 명령
[서울=뉴시스]홍연우 박광온 임철휘 이주영 인턴 박예진 인턴 기자 = 의과대학(의대) 증원에 반대해 사직한 전공의들이 20일 집단으로 출근하지 않으면서 일선 병원들에서 진료 중단 혹은 지연이 줄 잇고 있다. 집단행동 여파를 우려해 이른 시간부터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복잡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20일 뉴시스가 찾은 서울의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로비는 전날과는 다르게 비교적 한산하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병원 측이 미리 전날부터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진료 시 많은 혼선과 지연이 발생됩니다. 처치 및 검사가 어려운 경우 진료가 불가합니다" 등 안내 문자를 환자들에게 보내고, 진료 및 입원 일정을 조정해서다.
빅5 병원 응급실 앞에는 "현재 응급실 병상이 포화 상태로 진료 불가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입간판도 세워졌다. 심정지, 급성심근경색 등 중증 환자 외에는 다른 병원 응급실을 이용해달라는 안내가 뒤따랐다.
응급실 앞을 지키던 한 병원 직원은 "응급실은 정상 운영 중"이라고 답했다. 이들 병원은 사직한 전공의를 대신해 교수진과 전문의·전임의(팰로우)를 중심으로 응급실 당직을 편성하는 등 비상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아픈 아이를 둔 부모들은 당장 큰 불편은 겪지 않았지만 혹여나 전공의 파업이 길어져 의료 공백이 발생할까 불안한 모습이었다.
충북 충주에 사는 임모(43)씨는 백혈병에 걸린 8살 딸아이와 함께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임씨는 "아이가 백혈병 수술을 하고서 차도가 나아지곤 있지만 완치는 아니라 꾸준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오늘도 검사를 받기 위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면 우리 아이같이 아픈 아이나 큰 사고를 당한 사람들에게는 지옥"이라며 "아픈 사람들은 다 동감할 거다. 자식이 아픈데 무슨 이유로든 치료를 제때 못 받고 아파하면 그건 부모 입장에선 지옥이다. 제발 그렇게까진 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신경 발달 유전성 희귀질환인 '스미스-킹스모어 증후군'(SKS)를 앓는 5살 아들의 손을 잡고 서울성모병원에 온 지은숙(48)씨는 "아들은 감기라도 걸리면 호흡기에 문제가 생기거나 탈수가 오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을 앓고 있다"며 "응급실 운영이 제대로 안 될 경우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혹시 몰라 동네에서 응급상황에 치료받을 수 있는 곳이 있는지 개인적으로 알아보고는 있는데, 왜 피해를 내가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전공의의 집단행동 돌입으로 담당 의사가 한순간에 바뀌는 경험을 한 시민도 있었다.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김모(48)씨는 "수술은 예정대로 진행이 됐는데, 사후 처치가 필요하지 않나. 그런데 제 수술을 해준 의사가 '다음 날은 못 온다. 다른 분이 오셔서 처치를 해주실 테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다"며 "그런데 실제로 담당 의사가 출근하지 않아서 다른 의사에게 드레싱을 받았다"고 했다.
집단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항암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찾은 권영임(54)씨는 "암 치료를 하며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걸 너무 많이 느꼈다. 외래 진료 일정을 잡는 것부터가 너무 힘들다"며 "왜 환자 생명을 가지고 이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세브란스 병원을 찾은 김수정(35)씨도 "안과 진료를 받기 위해 1시간 20분째 대기 중"이라며 "(파업에) 긍정적이진 않다. 환자들 아픈 걸 이용해서 본인 밥그릇 챙기는 셈 아니냐"고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점검을 한 결과 소속 전공의 55%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사직서 제출자 중 25%는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점검 결과 소속 전공의 55%인 6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단 사직서는 모두 수리되지 않았다. 사직서 제출자의 25%인 1630명은 근무지를 이탈했다.
전날부터 운영한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상담 사례는 총 34건이었고 수술 취소 25건, 진료예약 취소 4건, 진료 거절 3건, 입원 지연 2건 등이 있었다.
복지부는 업무 개시 명령을 한 전공의를 제외한 남은 728명에 대해 업무 개시 명령을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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