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올해도 ‘공무원 골프대회’…홍준표 취임 후 두번째

백경열 기자 2024. 2. 2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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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경남지사 시절이던 2015년 9월5일 경남 창녕군의 한 골프장에서 공무원 골프대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카트를 타고 이동 중이다. 연합뉴스

대구시가 올해도 ‘공무원 골프대회’ 개최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지난해 홍준표 시장 취임 후 처음으로 골프대회를 연 바 있다.

2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는 오는 5월말쯤 군위지역 골프장 4곳 중 1곳(18홀 규모)에서 대회를 열기로 하고 세부일정을 조율 중이다. 참가인원은 240명(60개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168명)에 비해 늘어난 수준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골프대회를 개최한다는 큰 틀에서 대략적인 계획만 세워둔 상황”이라면서 “개최지의 경우 지난해 대구광역시로 편입된 군위군에서 대회를 여는 게 의미가 있다고 (주최측이)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올해 대회의 경우 군위군은 물론 대구시 산하기관까지 참가 범위를 넓힐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는 대구시 및 8개 구·군 공무원만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구시청 골프 동호회인 ‘이븐클럽’이 행사를 주최하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이 경우 대구시가 예산 일부를 동호회 지원금(특별활동비)에서 지급한다. 지난해 대구시는 우승상금(250만원) 등 시상금 700만원과 골프협회 심판비용 등 1000여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대구시 공무원 골프대회 주최측이 지난해 대구 공무원들에게 보낸 메일 내용 갈무리. 독자 제공

당시 고위직을 중심으로 일부 공직자들만 참가하는 대회에 혈세를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회 주최측은 작년 대회를 앞두고 “각 부서의 장은 가능하면 꼭 출전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해당 부서 상사에게 잘못 보일까봐 ‘머릿수’를 채우기 위해 출전할 예정이라는 공무원도 있었다.

한편 올해도 대회 출전 공무원들은 별도의 참가비를 내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와 같이 해당 골프장의 그린피 20만원(주말 기준)과 카트비, 캐디피 등의 경비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구시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홍준표 시장의 고향인 경남 창녕에서 첫 대회를 개최했다. 해당 골프장은 홍 시장이 경남지사 시절인 2015년 ‘경남도지사배 공무원 골프대회’를 열었던 곳이다.

홍 시장은 지난해 대회를 앞두고 기자간담회에서 “주말에 희망자에 한해서 자부담으로 (골프대회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주말에 골프 치는 것은 안 되고 등산 가는 것은 된다는 건 무슨 논리인가”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아직 골프대회 개최시점과 장소는 물론 개최 여부까지 확정된 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경남지사 시절이던 2015년 9월5일 경남 창녕군의 한 골프장 입구에서 공무원 골프대회 개최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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