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KDB생명 구주 매각 아닌 ‘위탁 경영’ 가닥

2024. 2. 2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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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구조조정 포트폴리오 KDB생명의 매각을 두고 새로운 방법을 내놨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산은이 보유 중인 구주를 매각하는 형태가 아니고 KDB생명 경영권을 위탁하고 산은의 추가 출자를 받는 조건"이라며 "산은이 검토하는 출자 예정액은 600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그동안 산은은 공식적으로 다섯 차례 KDB생명 매각을 진행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산은 입장에서 KDB생명 투자금을 포기하더라도 경영 정상화 의지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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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1.2조 회수 가능성 감소
자금지원 조건 PEF운용사와 협상

KDB산업은행이 구조조정 포트폴리오 KDB생명의 매각을 두고 새로운 방법을 내놨다. 그동안 다섯 차례 시도했던 구주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 의지는 접고 산은의 자금 지원을 조건으로 경영을 위탁할 주주를 찾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상대로 KDB생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산은은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결성한 PEF를 통해 KDB생명의 보통주 95.7%를 소유하고 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산은이 보유 중인 구주를 매각하는 형태가 아니고 KDB생명 경영권을 위탁하고 산은의 추가 출자를 받는 조건”이라며 “산은이 검토하는 출자 예정액은 600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산은의 추가 출자가 이뤄지면 KDB생명의 재무건전성은 일부 개선될 수 있다. 지난해 보험사의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해 가용자본을 산출하는 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서 지급여력비율을 감독하는 감독 제도(K-ICS) 역시 새롭게 도입됐다. KDB생명의 작년 9월 말 K-ICS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60%다. 잠재된 리스크에 대응할 가용자본이 부족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새로운 규제에 따른 보험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대 10년간 경과조치를 시행한다. 이를 적용하면 KDB생명의 작년 9월 말 지급여력비율은 128.8%로 높아지나 금융당국 권고치(150%)에는 미달한다. 산은은 추가 출자를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제고하고 KDB생명 경영권 인수의 유인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산은은 공식적으로 다섯 차례 KDB생명 매각을 진행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작년에는 하나금융지주를 경영권 매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상세 실사 기간을 2개월가량 제공했다. 다만 실사 이후 하나금융지주 측에서 인수 의사를 철회하면서 KDB생명의 부실한 이미지는 짙어졌다. 산은은 물밑에서 MBK파트너스와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의견을 합치하지 못했다.

산은 입장에서 KDB생명 투자금을 포기하더라도 경영 정상화 의지는 크다. 2010년 KDB생명(당시 금호생명) 구주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1조2544억원을 투입했지만 구조조정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9월 KDB생명 유상증자 진행 당시 순자산과 보유계약가치, 신보험계약 가치 등을 합산한 경제적 가치(Appraisal Value)는 1470억원에 그쳤다. 앞으로도 지배주주로 남을 경우 지속적인 지원이 필수다.

KDB생명은 장기간 경영권 매각이 추진되면서 보험 영업력이 위축된 상태다. 작년 9월 말까지 연결기준 17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모두 감소한 영향이 컸다. 추후 경영권이 변경되면 수익에 기여할 수 있는 보장성 보험 증가 등을 통한 사업 체질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심아란 기자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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