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현대중공업…7조8000억 구축함 사업 ‘그림의 떡’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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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군사기밀을 빼돌려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입찰 감점 처분을 받은 HD현대중공업이 8조 원에 육박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에서 구경꾼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선도함 건조 등 본격 절차에 앞서 방사청은 오는 27일 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의 입찰자격 제한 여부를 심의한다.
27일 심의와 관련 방사청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군사기밀 유출과 관련해 국가계약법상 부정한 행위나 방위사업법상 청렴서약 위반 여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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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직원들이 군사기밀을 빼돌려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입찰 감점 처분을 받은 HD현대중공업이 8조 원에 육박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에서 구경꾼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선도함 건조 등 본격 절차에 앞서 방사청은 오는 27일 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의 입찰자격 제한 여부를 심의한다. 방사청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윗선 개입' 등을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19일 시사저널 취재 등에 따르면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Ⅲ급 등 군사기밀을 8회 이상 빼낸 혐의로 기소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지난해 11월 모두 유죄가 확정됐다. 법조계 일각에선 "기소되지 않은 부분까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사건과 관련 방사청은 오는 2025년까지 현중에게 1.8점의 감점 '페널티'를 결정했다. 소수점 단위로 승부가 갈리는 정부 발주 입찰에서 극복하기 힘든 점수라는 분석이다. 실제 2020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의 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당시 점수 차이는 0.056점이었다.
27일 심의와 관련 방사청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군사기밀 유출과 관련해 국가계약법상 부정한 행위나 방위사업법상 청렴서약 위반 여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심의의 핵심 내용에 대해서는 "(윗선 개입, 조직·체계적 여부) 등을 따져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심의위원회는 민간위원 3명을 포함해 10명 내외로 구성된다. 이들의 심의 결과에 따라 입찰참가자격제한, 과징금, 처분면제(행정지도), 심의보류, 각하 등의 결정이 내려진다. 업계 안팎에서는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엄중한 사안이라는 방사청의 기조에 미루어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제재가 '과징금' 이하 수준에 그칠 가능성은 적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고 수준 제재는 입찰 참가 5년 제한이다. 한국형 구축함 사업은 선도함 설계 등 올해 말부터 본격 추진 예정으로 알려진다. 27일 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이 아예 링에도 오르지 못하고 구경꾼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 년전 발생한 유사한 제재 사례까지 소환되면서 HD현대중공업이 코너에 몰리는 분위기다. 방사청 등에 따르면 2021년 A기업 임원 B씨가 군사기밀보호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육군 장교 출신인 C씨를 통해 군사기밀을 제공받은 혐의다. 방사청은 A기업에 대해 12개월간 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부정당 제재를 내렸다. 방사청 관계자는 "당시 규정과 지금의 규정은 다를 수 있다"며 예단을 경계했다.
HD현대중공업 측은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심의위원회가 27일 열리는 것으로 아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입찰제한 사례와 관련해서는 "그때와 지금이 다르다는 말도 있고 여러가지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세세한 것까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올해 KDDX 사업과 관련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단계를 추진한다. 2030년까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국산화가 뼈대인 이 사업은 선체와 전투체계, 다기능 레이더 등 각종 무장까지 모두 국내기술 건조를 시도하는 '첫 국산 구축함'이다. 탄도탄 탐지·추적 능력을 갖춘 '한국형 이지스함'으로도 불린다. 개발비와 건조비 등을 합친 총 사업비만 7조8000억 원에 이르는 대형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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