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최종 후보 확정 앞둔 KT&G…포스코처럼 '내부 출신' 힘실리나
포스코, '33년 정통 철강맨' 내부 출신 장인화 차기 회장 후보 낙점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KT&G(케이티앤지)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기존 사장 후보 4명 중 최종 후보를 이번 주 선정한다. 최종 후보는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사장 후보는 내부 인사 2명과 외부 인사 2명으로 구성됐다. 단, 담배와 인삼 산업 특수성을 고려해 내부 출신 전문가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특히 '민영화 형제'인 포스코가 최근 차기 회장 후보로 내부 인사이자 33년 정통 철강맨인 장인화 전 사장을 낙점한 선례를 봤을 때, KT&G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른 한편에선 외부 인사를 통해 새로운 사업 시각을 갖출 것이란 이견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T&G 사추위는 지난 16일 차기 사장 후보 2차 숏리스트 4명을 확정한 데에 이어 이번 주 중 집중적인 대면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최종 후보를 확정해 공개할 예정이다.
차기 사장 선임은 최종적으로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2차 숏리스트엔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 허철호 KGC인삼공사 사장, 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 이석주 전 AK홀딩스 사장 등 내부 2명과 외부 2명으로 후보군을 균형있게 구성했다.
사추위는 그간 1차 숏리스트 8명(사외 4명, 사내 4명)을 대상으로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이 ▲경영 전문성 ▲글로벌 전문성 ▲전략적 사고 능력 ▲이해관계자 소통능력 ▲보편적 윤리의식 등 사장 후보자로서 5대 요구 역량에 부합하는지 검증해 심층 논의를 거쳐 2차 숏리스트를 확정했다.
최종 후보 선정을 앞두고 KT&G의 3대 핵심사업인 ▲글로벌CC(수출궐련) ▲NGP(전자담배) ▲건기식 사업에 대한 전문성에 바탕을 둔 비전 이행엔 내부후보자가 강점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KT&G는 지난해 '글로벌 탑 티어 도약'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3대 핵심사업(글로벌CC·NGP·건기식) 부문에서 약 3조5000억원에 달하는 성장 투자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대대적인 사업 추진을 앞둔 만큼 관련 비즈니스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내부 출신 후보자가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T&G는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투자부와 신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0월엔 카자흐스탄에 NGP와 글로벌CC를 생산하는 '하이브리드형' 신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11월엔 국내 신탄진 NGP 공장 확장을 통한 생산혁신 거점을 구축하고, 최근 튀르키예 생산시설 증설도 추진하는 등 사업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내부 후보자인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과 허철호 KGC인삼공사 사장을 후보로 선정한 배경으로도 미래비전 이행과 3대 핵심사업에 대한 이해도, 전문성 등이 꼽힌다.
방 수석부사장은 1998년 KT&G에 입사해 전략기획본부장과 글로벌(CIC)본부장, 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회사 내 주요 보직에서 두루 경험을 쌓아왔다.
글로벌본부장 시절엔 일반담배 '에쎄(ESSE)'를 현지화하는 등 진출 국가를 기존 40여개국에서 100여개국으로 늘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략기획본부장 시절엔 KT&G의 중장기 전략과 주주환원정책 수립 등을 이끌었다.
현재 경영위원회 위원, ESG위원회 위원 등을 맡은 그는 1971년생으로 후보 중 최연소 후보여서 '젊은 감각'으로 회사를 이끌어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중국통'으로 불리는 허 사장은 1967년생으로 1996년 KT&G에 입사해 KGC인삼공사 중국사업실장, 대외협력실장, KT&G 홍보실장, 대구본부장, 남서울본부장 등을 거쳐 2022년 KGC인삼공사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중국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중화권 시장을 공략하고 해외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T&G 궐련사업은 기존 주력시장인 중동·CIS(독립국가연합) 지역 판매를 기반으로 아태·아프리카·중남미 등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며 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 직접 사업을 통해 지속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지난해 KT&G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에는 내부 출신 전문가들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KT&G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연간 매출액 5조8724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조1679억원을 기록했다.
KT&G는 지난해 해외궐련 사업부문 연간 매출액은 1조1394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연간 실적을 견인했다.
해외궐련을 포함한 NGP와 건기식 등 3대 핵심사업의 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1.1% 증가한 3조3127억원이다.
국내외 NGP 사업부문의 견조한 매출수량 증가세도 지속됐다. 연간 해외 스틱 매출수량은 약 82억4000만 개비, 국내 스틱 매출 수량은 약 57억1000만 개비로 전년 대비 각각 43%, 14.4%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외에도 해외법인 중심의 글로벌 궐련 판매 호조와 해외 NGP 스틱 매출수량 고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담배 판매수량은 614억 개비를 기록하고, 사상 첫 600억 개비를 돌파했다.
지난해 건기식 사업부문도 해외 매출 확대에 따라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연간 건기식 매출액은 전년 대비 0.3% 증가한 1조393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164억원으로 전년 대비 32.6% 증가하며 매출액 성장률을 상회했다.
특히 민영화 형제 격인 포스코가 최근 새 회장 후보로 장인화 전 사장을 낙점하면서 KT&G 역시 비슷한 기조를 보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KT&G와 포스코는 민영화를 거쳐 오너 대주주가 없는 대표적인 '소유 분산 기업'으로 꼽힌다.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7일과 8일에 걸쳐 파이널리스트 6명에 대한 심층 면접을 실시한 뒤 임시이사회 결의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 1인으로 장 전 사장을 확정했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최종 6인 후보에 오른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4대 김만제 회장 이후 2번째 외부인사 출신 회장으로 거론됐지만 후추위 최종 선택은 철강 사업 비중이 큰 것을 고려해 내부 인사로 기울었다.
장 전 사장은 철강을 비롯해 신사업·재무,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로 꼽힌다. 1955년생인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해양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해 강구조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1년 2월 포스코로 자리를 옮겨 성장투자부문 신사업실장(상무), 재무투자본부 신사업관리실장(전무), 철강사업본부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전무) 등을 두루 지냈다.
장 전 사자의 차기 회장 내정은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면서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키워달라는 주문이 담긴 것이란 게 재계 분석이다.
반대로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제시하는 측면에서는 외부 후보자들의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두 외부 후보는 각각 스마트폰, 항공·유통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은 1964년생으로 스마트폰 부문의 중국 시장공략을 담당한 삼성전자 중국총괄(대표이사)을 맡은 바 있다.
2005년 삼성전자 홍보팀 상무보를 맡으며 삼성과 인연을 맺고, 이후 무선사업부 동남아PM그룹장 겸 서남아PM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1969년생인 이석주 전 AK홀딩스 사장의 경우 유통 업계에서 다져온 전문경영인 이력이 후보자 선정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2017년 11월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으로 항공업 경영자를 맡다가 이후 2020년 AK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인물이다.
김명철 사장후보추천위원장은 "사추위는 전체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미래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원칙하에 심사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KT&G를 한 차원 더 높은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이끌 리더십을 갖춘 최적의 적임자를 선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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