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메시 맹비난 '중국 올 생각도 마라'... "홍콩 노쇼, 정치적 이유 아니야" 해명도 안 통한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20일(한국시간) "메시는 중국 소셜미디어(웨이보)에 사과하라는 압력을 받았다. 홍콩 프리시즌 참사에 대한 해명이 필요했다. 그는 이번 달 친선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홍콩과 중국 팬들에게 화해를 시도했다"라고 조명했다.
최근 메시는 경기 '노쇼' 논란에 휩싸였다. 글로벌 매체 'CNN'에 따르면 메시는 홍콩에서 열린 홍콩 프로축구 올스타팀과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구단은 메시가 부상으로 결장했다고 설명했지만, 홍콩 내에서 여론은 불타올랐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한 팬은 메시가 그려진 포스터를 발로 차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영상에서 메시는 스페인어로 "사람들이 내가 정치적인 이유로 홍콩에서 뛰기 싫어했다는 얘기를 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랬다면, 지금처럼 일본을 여행하지도 중국을 방문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메시는 홍콩 올스타팀과 경기 전날까지 설명했다. '마르카'에 따르면 메시는 훈련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팬서비스도 행했다고 주장했다. 메시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라며 "하지만 경기는 정말 뛸 수 없었다. 몸에 불편함을 느꼈다. 더 심해질 위험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일본 프리시즌 경기에서 뛴 이유도 설명했다. 메시는 "그때쯤 몸 상태가 좋아져서 경기에 뛸 수 있었다. 여전히 중국과 매우 가깝고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라고 밝혔다.
메시를 향한 비난은 거칠었다. '마르카'는 "메시는 마이애미와 홍콩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팬들을 실망시켰다. 마이애미는 그가 사타구니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으나, 불만은 홍콩을 넘어 중국 본토로 퍼졌다. 메시는 며칠 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비셀 고베와 경기에서 30분을 뛰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중국에서는 음모론까지 나왔다. 중국 매체 '환구시보'는 "메시의 행동에는 정치적 동기가 있었다. 외부세력이 홍콩을 난처하게 만들었다"라고 보도했다. '마르카'는 해당 기사가 증거 없는 낭설이라고 봤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 여론은 메시를 쏘아붙이고 있다. 심지어 항저우 스포츠국은 오는 3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경기를 취소했다. '마르카'는 "메시의 최근 행동은 중국 시장으로 복귀에 도움이 될지 불분명하다. 아르헨티나는 베이징에서 코트디부아르와 친선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베이징 축구협회는 해당 경기를 주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라고 알렸다.
이미 홍콩과 마이애미 경기를 주관한 '태틀러 아시아'사는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마르카'에 따르면 경기 티켓 가격은 1장당 최대 4880홍콩달러(약 83만 원)였다. 매체는 "태틀러 아시아는 성명서에서 총 5600만 홍콩달러(약 95억 원)를 환불했다고 전했다. 손실만 4300만 홍콩달러(약 73억 원)다. 환불 전 순이익은 1300만 홍콩달러(약 22억 원)였다"라고 설명했다.
메시를 기다렸던 홍콩 팬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CNN'은 "메시는 발롱도르 8회 수상에 빛나는 선수다. 경기 전 여러 광고에 등장했다"라며 "하지만 메시는 경기를 뛰지 않았다. 많은 팬은 환불을 요구했다. 홍콩 정부는 200만 달러(약 26억 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불했다. 메시가 경기에 뛰지 못하자 '매우 실망했다'라고 전했다"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정치권까지 가담했다. 'CNN'에 따르면 케빈 영 홍콩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홍콩 정부와 경기 주최 측인 태틀러 XFEST 사이에 체결한 계약이 있다. 메시는 안전과 체력 문제를 고려해 최소 45분 동안 경기를 뛰어야 했다"라고 토로했다.
상황도 구체적이었다. 홍콩 정부는 어떻게든 메시를 경기에 내보내려고 애를 썼다. 'CNN'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주최 측에 첫 연락을 시도했다. 관계자들은 메시가 벤치에 머무르고 있음을 확인했다. 홍콩 매체에 따르면 메시는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정부에 말했다. 메시의 결장이 분명해질 때 홍콩 당국은 주최측에 최소한 메시가 팬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단 감독은 메시를 감쌌다. 헤라르도 마르티노(62) 감독은 메시 결장 이유에 대해 "메시를 투입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 부상으로 인해 늦게 통보됐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홍콩 팬들의 마음은 이미 메시를 떠났다.
경기장 도착 전부터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CNN'에 따르면 메시의 팬들은 마이애미 선수들이 공항에 도착할 때부터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경기 전날 저녁 마이애미의 공개 훈련 세션에서도 구름 인파가 몰렸다. 경기장은 수용 인원이 가득 찼다.
하지만 끝내 메시는 홍콩 올스타와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경기장에는 야유만이 가득했다. 다음 프리시즌 투어까지도 팬들은 메시를 보려 애썼다. 'CNN'은 "홍콩의 마이애미 팬들은 호텔 밖에 모여 도쿄로 출발하기 전 메시를 마지막으로 보길 희망했다"라며 "한 팬은 '우리는 메시를 보기 위해 돈을 지불했다. 대부분 사람도 마찬가지다. 메시가 경기를 뛸 것이란 광고가 넘쳐났다. 우리는 사기를 당한 것 같다'라는 플래카드도 들었다"라고 조명했다.
노쇼 여파는 꽤 컸다. 불만은 홍콩에서 중국 본토로 넘어갔다. 오는 3월 아르헨티나의 국가대표팀 경기까지 영향을 미쳤다.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와 코트디부아르 2연전을 중국으로 치를 계획이었다. 일단 나이지리아전은 취소됐다. 코트디부아르와 경기도 치르기 어려운 분위기다.
이번 메시의 논란은 마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알 나스르)의 '한국 노쇼 사태'급 파장을 홍콩 내에서 불러일으켰다. 호날두는 유벤투스에서 뛰던 2019년 친선경기를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지안루이지 부폰(47·은퇴), 곤살로 이과인(37·은퇴) 등 전설적인 선수들은 경기에 나서 한국 팬들을 맞았다.
하지만 호날두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볼 뿐 끝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 팬들이 호날두의 이름을 연호했지만, 호날두는 경기를 뛰지 않고 떠났다. 이탈리아에 돌아간 뒤에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웃으며 운동하는 모습까지 게시했다. 한국 팬들의 불만이 계속 불타오른 이유 중 하나다. 이른바 '호날두 노쇼' 사건으로 잘 알려졌다.
호날두는 급히 몸을 굽혔다. '마르카'는 "호날두는 중국 팬들에게 굽실거리며 사과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친선경기 출전 불가 이유를 설명했다"라며 "주최 측은 경기 일정을 조율 중이다. 몇 분 만에 매진된 경기 입장권은 환불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호날두는 "슬픈 날이다. 중국 팬들, 특히 선전의 모든 팬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축구에는 조절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22년 동안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며 이런 부상이 잦은 편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마르카'는 호날두가 중국을 제2의 고향이라 묘사했다고 전했다. 호날두는 "항상 중국에서 특별함을 느낀다. 모든 사람이 제 부상을 슬퍼하는 걸 안다. 저 또한 그렇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긍정적인 면을 찾아야 한다. 경기 취소가 아닌 연기다. 다시 선전으로 돌아올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르카'에 따르면 호날두의 이번 중국 방문은 무려 8번째였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SPL)는 지난해 31일 알 타아원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알 나스르는 다음 달 15일 알 파이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경기 전 친선경기를 통해 몸 상태를 끌어 올리려 했다. 중국 투어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선수들이 다시 호흡을 맞출 심산이었다. 프리시즌을 마무리한 알 나스르는 지난 15일 알 파이야와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18일 알 파테흐FC와 경기에서도 2-1로 승리했다. 호날두는 두 경기에서 모두 득점포를 가동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일단 메시의 마이애미도 프리시즌을 마쳤다. 오는 22일 레알 솔트 레이크와 2024 메이저리그사커 개막전을 치른다. 오는 3월 A매치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메시가 SNS 영상을 통해 급한 불을 꺼보려 시도했지만, 여전히 중국 내 시선은 차가운 분위기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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