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SA 레이다 기술, 기상관측까지 활용”

전계익 알에프코어 대표 인터뷰
방위사업청에 탐지레이다 공급
드론 위협 커지며 방산수요 폭발
보안·농업 등 민간분야까지 진출

전계익 알에프코어 대표가 드론 탐지용 AESA 레이다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이 드론 탐지레이다 기술을 자체 개발, 군용은 물론 민수용으로 활용범위를 넓혀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드론과 무인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전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우크라이나의 값싼 자폭드론은 그물망같은 러시아의 방공망을 뚫고 핵심 시설에 대한 주요 타격장비로 쓰이고 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드론의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해 북한의 무인기가 남하해 서울 도심 일대의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한 것으로 밝혀지며 충격을 주기도 했다.

고속의 미사일이나 항공기체를 탐지하는 휴전선 일대의 방공레이다와 대공시스템은 작게는 2~3m, 아무리 커도 30m 정도 크기로 시속 100㎞로 비행하는 드론을 탐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군 당국이 드론을 탐지하고, 이를 격추하기 위한 방공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주력하는 이유다.

무선통신 기업 알에프코어(대표 전계익)는 방위사업청의 ‘저고도 안티드론체계 사업’에 자체 개발한 전용 레이다를 공급, 국내는 물론 해외 방산시장에서도 주목받는다.

알에프코어는 카이스트 출신 전계익 대표가 2000년 설립한 무선주파수(Radio Frequency) 관련 장비 전문 테크기업. 이동통신 무선중계기용 전력증폭기를 시작으로 항공통신·레이다용 광대역 증폭기, 능동 위상배열 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초고주파집적회로(MMIC) 등을 개발하며 기술력을 쌓았다.

알에프코어가 개발한 드론 탐지레이다는 ‘3차원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다’ 기술이 적용됐다. 알에프코어는 KF-21의 AESA 레이다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무선주파수의 송수신 모듈 및 장치, 신호처리 기술 등을 100% 자체 개발해 고객이 원하는 사양의 맞춤형 레이다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알에프코어의 경쟁력이다.

전계익 대표는 이번 드론 탐지레이다 사업 참여를 놓고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드론의 위협이 커지면 커질수록 탐지레이다를 필요로 하는 방산수요가 폭발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전 대표는 “드론은 수십㎞, 짧게는 2~3㎞ 고도와 반경을 꼼꼼히 감시해야 하기 때문에 탐지레이다의 숫자가 그만큼 많이 필요하다”며 “이를 겨냥해 육군의 대대·중대급에서도 휴대하며 운용할 수 있는 10㎏ 이하의 소형 드론 탐지레이다 개발도 완료했다. 보급이 확산되면 향후 국내외 군수시장 수요는 몇 천대, 몇 만대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알에프코어의 기술은 드론 탐지레이다에 적용되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해군 함정용 분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방범·농업·기상관측 등에 레이다기술을 응용해 민간영역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이 중 기상관측 레이다는 상용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알에프코어는 미국 오클라호마대학의 차세대 기상관측용 능동위상배열 안테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드론을 탐지하는 기술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구름과 바람 등의 변화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기상관측에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현재 제주태풍관측센터와 청주비행장의 기상 관측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알에프코어는 이 밖에도 중요시설 침입을 감지하는 보안시스템, 농가의 유해조수 감시는 물론 자율주행 차량의 레이다센서에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 개발 중이다.

전 대표는 “지난해 매출이 250억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700억원 이상에 달할 정도로 회사가 급성장하고 있다”면서 “기술의 시작은 군수용이었지만 민간부문으로 활용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향후 10년 안에는 매출의 절반을 민수에서 일으키는 방향으로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