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같았던 2023년 “머리에서 지웠다” 취임 2년 차 맞는 두산 이승엽 감독의 각오

심진용 기자 2024. 2. 2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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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감독이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취임 2년 차를 맞은 이승엽 감독의 두산이 봄 전지훈련 첫 단계를 끝냈다.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 일정을 모두 마치고 19일 입국한 두산 선수단은 20일 하루 휴식 후 21일 다시 일본 미야자키로 떠난다. 시드니에서 체력과 전술 위주로 담금질을 했다면, 일본에서는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주요 목표다.

이 감독은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19일 취재진과 만나 “부상자 없이 호주 훈련을 다 마쳤다는 게 일단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두산은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이 전지훈련 중 라이브피에서 타구에 머리를 맞는 불운을 겪었다. 개막 한 달이 지난 5월 초에야 복귀했지만, 기대했던 실력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2경기만 던지고 중도 방출됐다.

감독으로 겪는 2번째 전훈, 지난해와 무엇이 달라진 것 같으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지난해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농담 섞어 반문했다. 이 감독은 “10월 19일은 당연히 잊지 않겠지만, 그 하루에 너무 얽매이다 보면 새 시즌을 준비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며 “2월 1일 전지훈련 시작하면서 모든 걸 머릿속에서 지웠다.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긍정적인 생각으로 2024시즌 하나만 위해 뛰려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10월 19일은 두산과 NC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열린 날이다. 이날 두산은 9-14로 역전패 했고, 그렇게 시즌은 막을 내렸다.

지난해 이 감독의 첫 시즌은 마치 롤러코스터 같았다. 7월 들어 KBO리그 역대 감독 데뷔 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자 두산 팀 역사상 최다인 11연승 기록을 세우며 LG와 SSG의 당시 양강 구도에 균열을 내는 듯했지만 뒷심이 딸렸다. 연승 종료 이후 63경기에서 30승 1무 32패로 승률 5할을 밑돌며 5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했다. 최후반 부진이 이어지면서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치른 포스트시즌 출정식에서 일부 잠실 홈팬들이 이 감독을 향해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연승 기간 기대치가 잔뜩 올라간 터라 5위라는 최종 순위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이 감독의 ‘스몰볼’ 성향에 대한 실망감도 배어 있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두산은 역대 첫 시리즈 업셋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지만 허무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 감독은 직전 시즌 9위까지 추락했던 팀을 단번에 포스트시즌까지 올려놓으면서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19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심진용 기자



이승엽 두산 감독이 19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팬들에게 사인하고 있다. 심진용 기자



2024시즌은 이 감독에게 진정한 시험대다 ‘초보 감독’이란 말은 더이상 통하기 어렵다. 부임 첫해 양의지라는 선물을 안긴 구단은 올해도 양석환, 홍건희라는 내부 FA 2명과 모두 재계약하며 이 감독에게 힘을 실었다. 이 감독도 새 시즌 거는 기대가 크다. 국내 1선발 곽빈이 벌써 최고 구속 152㎞를 기록하는 등 대다수 투수가 비시즌 몸을 잘 만들어왔다. 지난해 부진했던 4번 타자 김재환은 미국 ‘강정호 스쿨’을 다녀오는 등 절치부심하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이 감독은 호주에서 지켜본 김재환에 대해 “타구 질이나 타구 방향 같은 게 지난해와 비교할 때 너무나 다른 모습이라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부터 일본 훈련을 시작하는 두산은 숨 가쁜 일정을 앞두고 있다. 23일 오릭스를 시작으로 일본프로야구(NBP)팀과 6차례 연습경기를 포함해 7차례 연습경기를 치른다. 다음 달 3일 후쿠오카돔에서 치르는 소프트뱅크전은 유료 관중 앞에서 실전과 가까운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이 감독은 “가진 기량을 테스트하면서도 어느 정도 대등한 경기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최선을 다해 경기하면서 어느 팀과 붙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단단한 팀을 만들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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