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유엔 아프간 지원회의 불참…인도주의 위기에도 고립 택해

박병수 기자 2024. 2. 20. 11: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끝내 '아프간 지원 유엔회의'에 불참했다.

탈레반의 갑작스러운 불참 통보는 탈레반의 여성·인권 정책에 반대하는 해외 거주 아프간 사람들과 어색한 대화를 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탈레반 집권 이전 아프간 의원 출신인 파우지아 쿠피는 "탈레반이 회의에 참석해 모든 세력과 대화하는 걸 꺼리는 것은 그들이 지속적인 정치적 화해와 분쟁 해결에 뜻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반탈레반 정치세력 참여 꺼린 듯
부르카를 쓴 아프간 여성이 19일(현지시각) 눈 내리는 파이자바드의 거리를 걷고 있다. 파이자바드/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끝내 ‘아프간 지원 유엔회의’에 불참했다. 인권 단체 등 탈레반에 비판적인 단체의 참석을 껄끄럽게 여긴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탈레반 외교부는 18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프간 지원 국제회의에 초대받았으나 대회 전날 밤 갑작스럽게 불참을 통보해왔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유엔이 주관한 이번 회의는 아프간의 인도적 위기와 인권 문제의 협력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탈레반 외교부는 불참 배경에 대해 성명을 내어 “탈레반 정부가 국제사회와 대화하는 아프간의 유일한 대표가 되어야 하며 그럴 경우에만 진솔한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들의 대회 참석은 건설적 대화를 방해할 뿐이라며 “우리 정부는 누구한테도 강요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모두 25개 나라에서 대표를 보낸 이번 회의에는 아프간 시민사회와 여성 그룹, 이슬람 국가들의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 중국·러시아가 주도하는 국제기구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유럽연합(EU) 등에서도 참석했다. 탈레반에 맞서고 있는 전국저항전선(NRF) 등 아프간 정치세력은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초청받지 못했다.

탈레반의 갑작스러운 불참 통보는 탈레반의 여성·인권 정책에 반대하는 해외 거주 아프간 사람들과 어색한 대화를 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탈레반 집권 이전 아프간 의원 출신인 파우지아 쿠피는 “탈레반이 회의에 참석해 모든 세력과 대화하는 걸 꺼리는 것은 그들이 지속적인 정치적 화해와 분쟁 해결에 뜻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인권단체와 탈레반에 반대하는 정치세력은 “탈레반 정부가 다원주의 정치 체계를 허용하고 여성과 소수 민족을 공직에 받아들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