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봄 날씨에···‘기린봉 두꺼비’ 목숨 건 대이동 시작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두꺼비의 산란 시기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낮 최고 기온이 섭씨 18.5℃까지 오른 지난 14일 전북 전주 아중호수 인근 기린봉 일대에는 긴 다리를 쭉 뻗어 기어 다니는 두꺼비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기린봉 두꺼비’가 산란을 위한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두꺼비는 태어난 장소를 기억하고 있다가 산란할 때 돌아가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20일 전북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두꺼비의 산란 시기가 전년과 비교해 20일가량 빨라졌다. 예년보다 높은 기온에 비가 내리면서 이동 시기도 앞당겨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규모 로드킬이 발생했던 3월 5일과 3월 6일의 최고 기온이 16.7도(평균 8.4도)와 17.8도(평균 9.2도)보다 더 높았다. 온도가 오르고 습도가 높다 보니 대거 겨울잠에서 깨어난 것으로 보인다.
도로를 건너 생태습지 정원으로 목숨 건 두꺼비 이동은 이제 시작이다.
구조 활동에 나선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도로에서 차량 바퀴에 깔려 죽은 20여 마리 두꺼비 사체를 발견했다. 이곳의 두꺼비 로드킬 사례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3월에는 300여 마리가 죽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두꺼비 로드킬을 줄이기 위해 4곳에 현수막을 걸고, 산란장과 기린봉을 오가는 2월과 5월에 구조 활동을 진행한다며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지난해 공동 구조 활동을 진행한 전주시는 도로 개선 사업을 통해 두꺼비 생태통로 기능을 겸한 빗물 관로를 묻었다.
문지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처장은 “로드킬 피해만 줄인다면 도심 인근, 최대 두꺼비 서식지가 될 것이다”면서 “실시 설계 중인 수변 도로 확충 사업에 국립생태원 등 전문가와 협의를 통해 실효성 있는 생태통로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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