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한 마디 없는 최윤종 가족, 이사가서 잘 살아”…‘등산로 살인’ 유족의 울분

2024. 2. 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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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여성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무차별 폭행한 뒤 살인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최윤종(30) 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우리는 죽지 못해 사는데, 가해자 가족은 사과 한 마디 없이 이사 가서 일상생활 잘하고 있다더라"며 고통스러운 심경을 전했다.

최윤종은 지난해 8월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생태공원과 연결된 목골산 등산로에서 피해자 A씨를 성폭행하려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하고 최소 3분 이상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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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등산로 강간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이 지난해 8월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지난해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여성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무차별 폭행한 뒤 살인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최윤종(30) 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우리는 죽지 못해 사는데, 가해자 가족은 사과 한 마디 없이 이사 가서 일상생활 잘하고 있다더라"며 고통스러운 심경을 전했다.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신림동 등산로 사건' 피해자의 친오빠라고 밝힌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동생 순직 절차 때문에 오늘 서울에 올라왔다"며 사건 당일부터 최윤종이 무기징역을 받기까지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지난해 8월 17일 그는 부산에서 일을 하던 중 경찰로부터 동생이 뇌사 상태라는 전화를 받았다. 애초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다는 그는 경찰관의 명함을 받고서야 현실임을 깨달았다. 이후 어머니와 함께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향했고, 이튿날 새벽 도착하자마자 의료진으로부터 '임종 면회를 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A씨는 "동생은 이틀 만에 하늘나라로 가버렸다. 서울 올라가자마자 일주일도 안 돼 동생 장례식까지 치르고 나니 어안이 벙벙하더라"라며 "어머니는 산송장이셨고, 2022년도에 폐암으로 아버지 돌아가시고 동생까지 저렇게 되니 저라도 정신을 차려야겠다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버지 옆자리에 동생을 묻어주고 난 뒤에야 최윤종에 대해 찾아봤는데, "스무살 때 군대에서 총기들고 탈영하고 강제전역 후 10년간 아르바이트 한 번 안 해보고 집에서 컴퓨터게임이나 하루종일 하는 그런 놈에게 서울교대 합격후 15년을 집에 손 한번 벌리지 않은 착한 딸이자 동생이 당했다니 하늘이 원망스러웠다"고 했다.

이어 "작년 8월 이후 지금까지 저는 모든 일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어머니는 아예 집 밖을 못 나가신다"면서 "“그런데 가해자 가족은 저희에게 사과 한마디 없고, 이사 가서 회사 잘 다니며 일상생활 잘하고 있다더라. 피해자 가족은 죽지 못해 사는데 정말 이게 맞는거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여자혼자 그시간에 뭐하러 운동하러 갔냐', '이래서 성매매 합법화 하는 게 낫다' 등 미친 댓글들을 보고 제정신으로 살기가 정말 힘들었다"며 "제 동생은 학교에서 체육부장 보직이었고 방학 때 교내 탁구연수를 위해 출근 중 그렇게 됐다. 그래서 저는 울다 웃다 참 미친 사람처럼 살았다"고 덧붙였다.

오는 21일 피해자의 순직 심사를 앞둔 A씨는 "어떻게 보면 동생 신변정리의 마지막 절차"라며 "방학 중 연수 출근하다 사고를 당한 제 동생이나, 서이초 선생님이나 두 사람 모두 합당한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 그리고 동생이 하늘나라에선 아버지와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애도했다.

최윤종은 지난해 8월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생태공원과 연결된 목골산 등산로에서 피해자 A씨를 성폭행하려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하고 최소 3분 이상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최윤종의 범행이 계획적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불우한 가정 환경, 우울증과 인격 장애, 사회적응 실패 등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사형 선고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최윤종은 1심 판결에 반발해 항소한 상태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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