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없어 수술동의서 못 받았다"…전공의 집단 결근, 환자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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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사직 행렬로 '의료대란'이 현실화되며 환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순환기내과 진료를 보기 위해 온 한모 씨(79)는 "만성질환이 많아서 병원에 자주 오는데 이 시국에 갑자기 크게 아플까봐 두렵다"며 "정부와 의사협회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조율할 생각을 해야지 강경하게 서로 밀어붙이기만 할 일이냐"고 비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조선대학교병원 소속 전공의 142명 중 108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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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시간부터 접수처 북새통…"해결책 빨리 나와야"
(광주=뉴스1) 이수민 박지현 기자 =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사직 행렬로 '의료대란'이 현실화되며 환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20일 오전 7시 30분 광주 조선대병원. 병원 접수·수납처에는 업무가 개시되기 한참 전부터 50여 명의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김복자 씨(65·여)는 "오늘부터 진료가 오래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주변에서 말이 많길래 새벽부터 서둘러 왔다"고 말했다.
백내장 치료를 위해 안과병동을 찾은 90대 김모 씨는 의사를 만나지도 못 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 씨 보호자는 "오늘 전공의들이 빠져서 진료를 볼 수 없다고 개인병원에 가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어머니를 모시고 전남 고흥에서 외래를 보기 위해 왔는데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고 혼란스러워 했다.
같은 날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도 진료 재개를 시작한 오전 9시부터 환자와 보호자들이 북새통을 이뤘다.
전날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이 이날 오전부터 근무를 중단하면서 곳곳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냐"는 불만 섞인 우려가 제기됐다.
입원실 앞에서 만난 조복 씨(77·여)는 퉁퉁 부은 턱을 붙잡고 "원장님 얼굴을 보지 못할까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호소했다.
치아 뿌리에 염증이 생겨 전날 발치 수술을 한 조 씨는 앞으로 열흘이나 더 입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혹시나 담당 원장님이 사직하실 경우 실습생과 간호사, 비상인력이 돌봐준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불안감이 크다. 얼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심혈관계 통증으로 전날 급하게 입원을 결정한 조우영 씨(45)는 정부가 빠른 대책안을 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이 겪게될 것"이라며 "정부와 의사협회는 욕심을 버리고 절충안을 내야한다"고 일침했다.
호흡기내과 병동 앞에서는 의사가 없어서 '수술 동의서'를 받지 못하는 긴급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원장은 급히 전화를 걸어 "A원장이 현재 출근하지 않아 '수술 동의서'를 받지 못했다"며 "다른 의사한테 동의 받을 수 있게 급히 와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옆에서 이 상황을 지켜본 환자들은 "언제라도 내 일이 될 수 있다"고 불안한 모습이었다.
순환기내과 진료를 보기 위해 온 한모 씨(79)는 "만성질환이 많아서 병원에 자주 오는데 이 시국에 갑자기 크게 아플까봐 두렵다"며 "정부와 의사협회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조율할 생각을 해야지 강경하게 서로 밀어붙이기만 할 일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 기준으로 봤을 때 내과와 산부인과, 소아과 의사가 없다고 알고 있다"며 "당연히 의대정원을 늘려야 하는 것이 맞는데 의사들이 과한 욕심을 내고 있다. 충분히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환자 목숨을 상대로 장난을 하고있다. 의사 자격이 없으니 면허를 박탈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조선대학교병원 소속 전공의 142명 중 108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구체적으로 레지던트 77명, 인턴 31명이 사직에 동참했다. 전체 전공의 중 75% 이상이 집단 사직에 들어간 것이다.
전남대병원은 이날 레지던트 153명, 인턴 71명 등 224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는 전남대병원 소속 전공의 319명 중 70.2% 수준이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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