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편집권 침해' 이주영 감독 1심 패소…法 "최종권한 쿠팡에"(종합)

'안나' 편집권 침해 주장하며 소 제기
"크레딧서 이름 빼달라" 청구하기도
法 "안나, 이 감독 고유 창작물 아냐"
"성명표시권·인격권 침해 성립 안 해"

[서울=뉴시스]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의 이주영 감독이 "작품에서 내 이름을 빼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사진은 '안나' 포스터.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2024.02.20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재혁 최지윤 기자 =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의 이주영 감독이 "작품에서 내 이름을 빼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부장판사 김세용)는 지난 14일 이 감독이 쿠팡과 제작사 컨텐츠맵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금지 등의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이 감독은 2022년 9월 쿠팡플레이가 자신의 작품을 훼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쿠팡플레이가 총 8부작으로 승인했지만, 자신의 동의를 얻지 않고 후반작업 업체를 통해 재편집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소를 제기하고 "쿠팡 등은 아무런 협의 없이 편집본의 내용과 분량을 변경해 쿠팡플레이에 시했는데 이는 편집본의 동일성을 무단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감독은 자신이 참여하지 은 편집본 크레딧에 이름을 기재한 것은 인격권과 성명표시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1억원의 배상금도 함께 요구했다.

하지만 1심은 이 감독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나가 이 감독의 고유 창작물이라고 규정하기 어렵고, 계약서 규정에 따라 이 감독의 이름을 기재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법원은 먼저 '원저작물'인 이 감독의 편집본을 토대로 쿠팡이 '2차저작물'을 만들었다는 전제를 배척했다.

재판부는 "원고(이 감독)과 쿠팡은 편집본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각자 창작적 기여를 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쿠팡의 편집본은 초반 줄거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면서 빠른 전개를 통해 몰입감을 높이는 구성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원고와 쿠팡 측의 편집본은 구분되는 독자적인 저작물이라고 볼 수 없는 공동저작물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며 "원고 역시 공동저작자 중 1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와 제작사 컨텐츠맵은 '최종 편집본에 관해 이견이 있고, 협의할 수 없으면 컨텐츠맵의 의견에 따르기로 한다'고 정했다"며 "원고가 편집회의가 무산된 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자신의 편집본을 전달한만큼 수정·증감 작업이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성명표시권 침해에 대해선 "양측이 체결한 계약엔 '쿠팡 측은 프로그램 홍보 등과 관해 필요할 경우 원고의 성명을 기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며 "원고가 이미 성명표시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약정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안나가 이 감독과 쿠팡의 공동저작물인 만큼 "명의를 도용당해 인격권이 침해됐다"는 주장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한편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유미'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정한아 작가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이 원작이며 그룹 '미쓰에이' 출신의 수지가 데뷔 후 처음으로 단독 주연으로 나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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