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좀비마약’ 합성 펜타닐 분석 정확도 높인다… 분석법 개발 착수

미국 등 해외에서 이른바 ‘좀비마약’의 오남용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가운데, 검찰이 소변 속 마약 성분을 더욱 정밀하게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LC-MS/MS를 이용한 소변 시료 중 합성 오피오이드 마약류 동시 분석법 개발’ 입찰을 조달청 나라장터에 공고했다. 용역 기간은 2월부터 12월까지이며 사업비는 6000만원이다.

사업의 목적은 소변 검사에서 합성 펜타닐 성분을 측정하는 분석 기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른바 ‘좀비마약’이라고 불리는 펜타닐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 헤로인이나 모르핀보다 중독성이 50~100배 이상 높고 환각 효과가 강력하다. ‘합성 펜타닐’은 환각을 극대화하기 위해 본래 펜타닐의 화학 구조를 변화시켜 만든 것으로, 오남용 가능성이 높다.

합성 펜타닐은 화학 구조상 합법 약품으로 보이도록 눈속임하는 목적으로도 제작되고 있다. 펜타닐에서 작용기를 뗐다 붙였다 하며, 이와 유사하지만 다른 화합물인 펜타닐 유도체를 만들어 추적을 교묘히 피하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뉴스1

문제는 작용기 합성 방식에 따른 경우의 수가 다양해 소변에서 마약 성분을 검출하더라도 어떤 성분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경우 성분을 일일이 분석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품이 많이 든다는 문제가 있다.

국내에서는 합성 펜타닐이 아직 크게 확산하지 않고 있지만, 세계 최대의 마약 수요처인 미국에서 합성 펜타닐 남용이 급증하고 있어 선제 대책이 필요하다고 대검은 보고 있다.

대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합성 펜타닐 성분 분석에 드는 시간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 분석법을 개발할 방침이다. 다양한 마약 성분을 분리해 한 번에 측정하는 액체크로마토그래피 기법과 약물 고유의 질량을 초미세 단위까지 잡아내는 고분해능 이중 질량분석법 (LC-HRMS/MS)을 개발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목표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