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죽인 최윤종 가족 이사 가고 잘 산다" 친오빠의 울분

유가인 기자 2024. 2. 20. 10: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사건' 피해자의 친오빠가 "제정신으로 살기 정말 힘들었다"며 사건 이후 근황을 전했다.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19일 '저는 신림동 등산로 사건 피해자의 친오빠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사건' 피의자 최윤종.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사건' 피해자의 친오빠가 "제정신으로 살기 정말 힘들었다"며 사건 이후 근황을 전했다.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19일 '저는 신림동 등산로 사건 피해자의 친오빠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동생 순직 절차 때문에 오늘 서울 올라왔는데 이게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글을 써볼까 한다"며 "지난해 8월 17일 동생이 뇌사상태에 빠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믿지 않았지만 진짜였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고 밝혔다.

A 씨는 "어머니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고 도착하자마자 임종 면회를 해야 할 거 같다고 하셨다"며 "사고 나기 2주 전 영화도 보고 밥도 먹었는데 믿어지지 않았다. 중환자실에서 본 동생의 모습은 온몸이 긁힌 상처투성이였고, 기계에 의존해 호흡만 간신히 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그는 "동생이 이틀 만에 떠났고 일주일도 안 되어 장례식까지 치르고 나니 어안이 벙벙했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가해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어머니가 정말 산송장이었다"고 했다.

이어 "2022년에 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시고 동생까지 저렇게 되니 '나라도 정신 차려야겠다' 싶었다"며 "거제도 선산 아버지 옆자리에 동생을 묻어주고 부산집으로 돌아오니 그제야 가해자 생각이 났다"고 설명했다.

A 씨는 "20살 때 군대에서 탈영하고 강제 전역 후 아르바이트 한번 안 해보고 집에서 컴퓨터 게임이나 하루 종일 하는 그런 놈에게 동생이 당했다니"라며 "제 동생은 20살 때 서울교대 합격 후 첫 자취방 보증금 말고는 집에 손 한번 벌리지 않은 착한 딸이고 동생이었다. 이렇게 극과 극의 인간이 제 동생을 저렇게 만들었나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건 이후 지금까지 모든 일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어머니는 아예 집 밖을 못 나가신다"며 "그런데 가해자 가족은 저희에게 사과 한마디 없고 이사 가서 회사 잘 다니며 일상생활 잘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은 죽지 못해 사는데 정말 이게 맞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여자 혼자 그 시간에 뭐 하러 운동하러 갔냐', '이래서 성매매 합법화하는 게 낫다' 등 댓글을 보고 제정신으로 살기 힘들었다"며 "학교에서 체육부장 보직이었던 동생은 방학 때 교내 탁구 연수를 위해 출근 중 그렇게 됐다. 울다 웃다 미친 사람처럼 살았다"고 호소했다.

A 씨는 "이번 주 수요일이 동생 순직심사다"라며 "동생이 하늘에서는 아버지와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그동안 혼자 버티시느라 고생했다", "천벌 받을 인간이 뻔뻔하게 항소했다니 이 나라에 정의가 있나 싶다.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고 억울하실지 가늠이 안 된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으시겠지만 힘내시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윤종은 지난해 8월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생태공원 야산의 등산로에서 30대 여성을 구타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피해자는 사건 발생 이틀만인 19일 숨졌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